“양국에 연락사무소 설치 합의…가자지구 전쟁 터져 이행 연기”
‘인니 OECD 가입’엔 이스라엘 찬성 필요해 외교관계 전망도 나와
‘앙숙’ 관계인 인도네시아와 이스라엘이 공식 외교 관계를 추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를 공식 부인했다.
1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아리 드위파야나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라며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대화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위파야나 특별보좌관의 발언은 지난달 28일 유대인 관련 뉴스사이트 ‘주이시 인사이더’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로 특사를 파견했고, 양국 대표는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한 첫 단계로 두 나라에 연락 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연락 사무소는 양국 관계 발전에 초점을 두고 양국 간 경제, 무역, 기술, 문화 교류와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어 조코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지난해 11월 이 합의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미국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수교를 추진하던 때였다.
이렇게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를 발표하기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했고, 인도네시아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며 합의 발표와 이행을 하지 말자고 통보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측이 합의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무슬림이 인구의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는 오래전부터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며 이스라엘과는 외교 관계도 맺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가 유치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이스라엘이 참가하게 되자 무슬림 단체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선수단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각에서 선수단을 위협하는 등 극단적인 움직임이 나오자 결국 개최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비자 블랙리스트에 이스라엘을 올려놓고 있어 이스라엘인들은 발리 등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 매우 어렵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매년 수만 명의 기독교인이 성지 순례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이런 관계인 두 나라를 놓고 미국 등 서방에서는 이전부터 두 나라가 외교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설득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집권 당시 조코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으라며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추진하면서 결국 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OECD 의사 결정은 회원국 만장일치 방식이어서 기존 회원국인 이스라엘이 반대할 경우 인도네시아의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