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채·디플레·디리스킹·인구통계의 ‘4D’ 경제 재앙 직면”

중국의 신생아 수가 2년 연속 1천만명을 밑돌면서 전체 인구도 내리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967만명으로 2022년 말보다 208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2년 연속 감소다.

홍콩매체 “中, 다른 기간산업 구축·정책제안·신뢰회복 노력”

 중국이 작년 경제성장률 5.2%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부채(debt),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인구통계(demographics)의 경제 재앙 ‘4D’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진단했다.

신문은 중국이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지 못하고 있으며, 정책 입안자들이 126조위안(약 2경 3천400조원) 규모 중국 경제를 계속 수렁에 빠트리게 하는 ‘4D’의 파장과 씨름하며 세 갈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현재 중국 지방 정부 부채는 40조6천억위안(약 7천540조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또 지난달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약 50개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1천억달러(약 134조원) 규모 역외 채권을 갚지 못했다.

[그래픽] 중국 수출 증감률 추이

중국의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1년간 수출이 4.6% 감소했다. 12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1년간 누적 수출액은 3조3천800억2천만 달러(약 4천44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0.3%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하면서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이 일본 같은 침체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고품질 금융 발전 특별 심포지엄에서 여러 금융 위험 제거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면서 디리스킹 캠페인에 힘을 모으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위험 요인 처리 과정에선 단호히 부패를 징벌해야 하고, 도덕적 위험 요인을 예방해야 한다”며 금융 범죄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주문했다.

중국 인구가 2년 연속 감소한 것도 중국 경제가 직면한 커다란 도전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7일 자국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14억967만명으로 2022년 말보다 208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신생아 수도 902만명으로 2년 연속 1천만명을 하회했다. 출생률 감소 속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동력, 소비, 사회 보장 혜택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됐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이러한 4D 위험에 맞서 우선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분야 침체를 상쇄하고자 다른 기간 산업을 육성하는 노력을 펼친다고 짚었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분야의 부가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5.8%를 차지해 수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시티그룹 위샹룽 분석가는 이달 한 웨비나에서 중국의 기술 혁신, 첨단 제조, 현대화한 인프라 등 세가지 신규 강력한 분야가 부동산 분야의 경제 기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그는 신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 깊고 심오한 변화와 이행 과정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중국 당국이 펼치는 또 다른 노력은 모멘텀 둔화에 대응한 정책 행동이라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작년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경제가 둔화하자 10월에 1조위안(약 186조원) 규모 특별 채권 발행을 승인하는 등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새해 들어 지방 정부들이 각각 강력한 경제 출발을 꾀하고 있지만, 많은 분석가는 부채와 위험에 대한 고려로 단계적 완화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SCMP는 전했다.

TS 롬바르드의 로리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에서 바주카포 스타일의 부양책은 없겠지만 꾸준히 조금씩 채권 발행과 담보보완대출(PSL)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PSL은 2014년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마련한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유동성 공급에 활용된다.

중국 당국이 흔들리는 신뢰에 대한 대응 노력도 펼치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중국은 지난해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환영 방침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투자는 전년보다 0.4% 감소했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 감소했다.

SCMP는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메시지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고 조치를 더욱 확실히 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수년간 이어지는 신뢰 위기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정책 우선순위와 방향을 제시할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가 연기되는 것 역시 중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해 3중 전회를 개최하지 않으면서 1984년 이후 처음으로 3중 전회가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듬해에 열리지 않았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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