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식으로 사용하는 국제 쌀 가격이 수요 증가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면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국쌀수출업자협회(TREA)에 따르면 아시아 벤치마크인 태국산 백미 ‘5% 부스러진 쌀알'(싸라기·broken rice)의 가격이 t당 650달러를 기록, 지난주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이다.
쌀 가격은 지난 8월 초에도 최대 수출국인 인도의 전면적인 수출제한 조치와 함께 가뭄으로 인해 태국 작황이 위협을 받으면서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9월과 10월에는 약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들어 다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필리핀 등 쌀 의존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당분간 식량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식량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인도 식품부에 따르면 수출제한과 풍작, 충분한 국가 비축량에도 불구, 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매년 12% 상승하자 당국은 쌀 정미업자들에게 소매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이번 주 인도네시아가 내년 말까지 태국 쌀 200만t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추키앗 오파스웡세 TREA 명예회장은 현재 정미업자들이 가격 상승 기대로 쌀 판매를 연기하고 있다고 전하고, 태국 통화 강세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키앗 명예회장은 “가격 상승으로 농부들이 재배를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와 인도의 수출금지 조치로 인해 내년 초에도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쌀 가격 상승은 다른 주요 곡물인 밀, 옥수수의 가격 흐름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태국 백미 가격이 지난 1년간 36% 상승한 데 비해 시카고 밀 선물 가격은 20% 하락해 7년 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옥수수 선물도 올해 약 30%나 하락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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