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장 놓고 각국 로펌 ‘경쟁’

한국과 일본 등의 법률사무소가 동남아시아 각국에 잇따라 진출해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동남아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하고 여러 나라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각종 법률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로펌도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지에 잇따라 현지 사무소를 내면서 일본 등의 로펌과 경쟁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9일 “각국 로펌이 동남아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싱가포르 등 거점을 늘려 M&A 등의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오종한 세종 변호사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동남아 허브로서 싱가포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은 2017년 이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현지 사무소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사무소도 베트남 호치민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 이어 신설했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2021년 8월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에 앞서 법무법인 김앤장도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두번째 사무소를 개소했다.

일본의 로펌도 이 지역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모리·하마다·마츠모토는 지난해 1월 베트남에 새 사무소를 열었다. 일본은 특히 인도네시아에 집중해 진출하고 있다.

모리·하마다·마츠모토가 올해 1월, 미우라가 올해 4월 인도네시아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니시무라아사히는 올해 1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니시무라는 이에 앞서 2019년 태국의 대형 법무법인을 인수해 현지에 진출했고, 대만과 말레이시아 등지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과 일본의 로펌은 우선 현지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법률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간 인수합병(M&A) 관련 상담과 법적 대리업무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늘어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에 대한 법률적 수요도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각국 기업들도 자국의 로펌이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일본제철 관계자는 “현지 채용 변호사의 수준도 올라가고, 일본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계 로펌에 비해 일본의 경우 상담료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등의 법률사무소가 속속 진출하면서 기존 현지 업체와 미국과 유럽 등의 로펌도 서비스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싱가포르 현지 한 대형 로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변호사를 20% 이상 늘렸고, 인도네시아 현지 로펌도 2028년까지 변호사를 40% 가량 늘릴 계획이다.

인도 법률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인도 법무당국은 올해 3월 외국계 법률사무소의 현지 진출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변호사가 본국의 자격증을 갖고도 인도 현지에서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다.

각국 기업이 인도에 대한 진출을 확대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법률시장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로펌의 한 파트너변호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인도 진출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현지에 갈수 있는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법률사무소 입장에서 ‘인도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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