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뎅기열·치쿤구니야열 감염증 환자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급증
한국인 방문객의 자카바이러스 확진으로 한인동포 감염에 주의 요구
최근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50대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는 등 한국내에서 동남아발 모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늘고 있어 방역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보도했다.
한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인도네시아에 방문해 모기에 물린 50대 여성이 이달 초 귀국 후 피로, 고열, 발진, 결막염 등 증상이 계속돼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았다.
한국내에선 올해 첫 확진 사례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중남미와 동남아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국내에선 지금까지 해외유입 환자들만 나왔다.
한국에서 2019년 3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2020년과 2021년엔 환자가 없다가 지난해 각각 베트남, 태국, 필리핀에 다녀온 3명의 확진자가 나온 바 있다.
지카바이러스 외에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등 모기가 옮기는 다른 감염병도 코로나19 기간 주춤했다가 최근 외국 왕래가 늘면서 해외유입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한국내에서 발생한 모기 매개 감염병 사례는 모두 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명)에 비해 20배 넘게 늘었다. 뎅기열 환자가 지난해 1명에서 올해 35명으로, 치쿤구니야열은 1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41명 중 인도와 볼리비아 방문력이 있는 2명을 제외한 39명(95.1%)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방문 후 확진을 받았다.
뎅기열의 경우 베트남 방문 후 감염된 사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9명), 필리핀(5명) 순이었다. 치쿤구니야열 환자 5명 중 4명은 태국, 1명은 필리핀에서 모기에 물렸다.
뎅기열과 치쿤구니야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병을 일으키는 원인체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감염된 숲모기류(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이다. 동남아 10개국은 모두 이들 매개 모기의 서식지다.
한국 질병청은 동남아를 비롯한 모기 매개 감염병 국가를 방문할 땐 모기가 많은 풀숲이나 산속을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엔 밝은색 긴 팔 상의와 긴 바지,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귀국 후 2주 이내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등의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방문력을 알리고 진료받으라고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발열이나 발진, 눈 출혈 등과 같은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며, 3~7일 정도 지속된다. 이러한 감염 증상은 별다른 치료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소두증(小頭症) 신생아의 출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신 초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머리 둘레가 32㎝ 이하인 신생아는 소두증으로 간주된다. 정상아의 머리 둘레는 34∼37㎝다.
한편, 지난 2015년 11월 인도네시아 Eikjman 연구소는 인도네시아 잠비주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인도네시아 주민들이 감염된 것을 처음 발견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2015년 1월 15일에 지카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국가들 가운데 인도네시아에 여행주의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지카 바이러스 감염사례보고가 없는 가운데 한국인 방문객의 확진 판정으로 한인동포 감염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동포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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