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도시 개발로 지반 침하…12억명 수해 위험”

2020년 1월 1일 대홍수를 겪었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이 2월 25일 또다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자카르나 남부 끄망 지역의 침수 구간이다. 2020.2.25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발로 인한 지반 침하로 약 12억명이 수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태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이 범람해 수도 방콕 근교의 사원과 주택이 침수됐다.

어른 허리 높이까지 침수된 지역도 있었는데 현지 주민은 “예년의 2∼3배 높이였다”고 증언했다.

태국 푸껫·아유타야 등지서 홍수피해 잇따라

태국 푸껫·아유타야 등지서 홍수피해 잇따라 (아유타야[태국] 신화=연합뉴스) 태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려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월 18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방콕 북부 도시 아유타야가 침수 피해를 봤다.사진은 물에 잠긴 아유타야 지역 사찰의 모습.

닛케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각지에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함께 도시 개발로 인한 지반 침하를 꼽았다.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연구팀이 2015년∼2020년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 침하 속도를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결과, 상위 20개 중 17개 도시가 아시아였다.

중국 톈진(天津)이 연 52㎜로 지반 침하가 가장 심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34㎜)와 방콕(17㎜) 등 동남아 주요 도시도 상위권이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연간 2㎜ 수준이나 지반 침하는 이보다 5∼20배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반 침하는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생활·공업용수로 지하수를 퍼내면서 발생한다. 개발 목적으로 하천 등의 토사를 과도하게 채취하는 행위도 지반 침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 대도시는 대체로 연안이나 하천 저지대에 있어 연간 수㎝의 침하라도 방치하면 침수 피해가 확대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예컨대 자카르타는 면적의 60% 이상이 해수면 아래 저지대다.

세계은행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카르타 북부는 2025년까지 해수면 4∼5m까지 침하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부터 수도 기능을 누산타라로 이전하는데 그 이유의 하나로 자카르타의 지반 침하를 꼽았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세계에서 수해 위험에 노출된 인구는 18억명 이상이고 이 중 70%인 12억4천만명이 아시아의 동부와 남부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서는 정책적 수단이 효과가 있다”며 “도쿄에서도 고도성장기인 1950∼70년대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인 연 20㎝의 침하가 기록된 지점이 있었지만, 법률과 조례로 지하수 취수를 제한해 침하를 거의 억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반 침하를 막고 수해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