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항공수요는 느는데 안전수준은 ‘제자리’

중산층 급증, 항공수요 늘지만 조종사정비사 인력난은 가중 2014년 대형 항공사고 8건 중 7건 말레이항공 등 아시아 여객기서 발생

2015년 2월 9일

승객과 승무원 58명을 태운 대만 푸싱(復興·트랜스아시아)항공의 여객기 GE235편이 추락하면서 아시아 항공업계의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해 12월 28일 에어아시아 QZ8501기가 추락하는 참극이 발생한 지 1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또한 이번 사고항공기 푸싱항공은 지난해 7월 48명의 탑승객을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 만에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급성장한 아시아 항공 수요를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항공사고 집계 민간기구인 항공안전네트워크(ASN)는 지난해 민간항공사가 낸 대형 항공사고는 모두 8건(총 924명 사망 및 실종)이며 이 가운데 7건이 모두 아시아권 항공사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왜 유독 아시아에서 항공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일까.

주요 외신들은 아시아 항공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어버스와 ATR, 보잉 등 항공기 제작업체들은 지난해 만든 신형 항공기 1543대 가운데 대부분을 아시아권 항공사에 인도했다. 그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이런 성장세는 아시아권 항공 승객 수가 급증한 데서 비롯된다. 아시아권 승객은 최근 5년간 계속 늘어 연간 10억 명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항공 수요(30억 명)의 3분의 1이 아시아에 몰려 있는 셈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 비중이 조만간 4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르지 못하다 보니 조종사 및 정비 인력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충분한 휴식을 고려할 때 항공기 1대당 최소 10∼12명의 조종사를 고용하고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보잉은 아시아 지역에서 향후 20년간 필요한 신규 조종사 수를 21만6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 항공컨설팅업체 ‘세이프티 오퍼레이팅 시스템스’의 존 콕스 최고경영자(CEO)는 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항공사들은 조종사와 정비요원, 항공운항 관리요원, 승무원 등의 채용을 늘려 안전기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아시아 항공사들에는 이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