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국인직접투자, 남아공·인니보다 낮아… 전경련 “정부가 나서야”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이 줄어들며 주요 20개국(G20) 중 17위로 2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아공·인도네시아보다도 낮은 순위로, 범정부 차원 투자유치 활동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7일 ‘주요 선진국 FDI 유치정책과 한국에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이 전년 동기대비 15.6%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7~2021년) G20의 FDI 순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17년 15위에서 2021년 17위로 2단계 하락했다. 한국보다 적은 FDI를 유치한 국가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탄, 튀르기예(터키), 이탈리아 3개국 뿐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발표한 해외직접투자 유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신고기준)은 110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6%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 올해 1·4분기 한국에서 유출된 해외직접투(ODI)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123.9%) 늘어난 254억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국내 유입보다 해외 유출이 더 큰 투자역조 현상은 지난해 807억6000만달러로 사상최대였다.

전경련은 “대통령이 FDI 유치에 나서는 미국과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2006년, 프랑스는 2018년부터 각각 국제 콘퍼런스를 열어 개최 첫해 해외투자 유입액을 전년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특히 오바마 정부 시절 시작된 미국의 국제 콘퍼런스는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70개국 2000명 이상의 해외 인사가 참석, 총 59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유치했다.

전경련은 또 “첨단 전략산업에 대규모 기금을 출연해 투자 장벽을 낮춘 일본과 독일 사례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2014년 총리 직속 투자유기치관인 ‘대일직접투자추진회의’를 설치해 지난해 11월 반도체 생산기업 지원 명목으로 6000억엔(한화 약 6조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독일 정부는 핵심 산업 육성과 낙후지역 개발을 목표로 각각 10억 유로(약 1조4000억원), 3억 유로(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최근 한국의 투자역조 현상은 기업경영환경의 악화와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붐이 동시에 발생하며 심화됐다”며 “중국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 유치를 위해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FDI 유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