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가는 사모펀드들…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적극 투자하며 성장 잠재력에 베팅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베트남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이커머스 업체 ‘티키(Tiki)’에 투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티키의 2억5800만달러(약 3046억원) 규모 시리즈E 투자에 참여했다. 해당 투자에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그로스 펀드, 유안타인베스트먼트도 참여했으며 타이완 모바일, AIA, UBS AG 등도 이름을 올렸다.

티키는 2010년 설립된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다. 도서 판매로 시작해 현재는 베트남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22~2023년 미국 나스닥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싱가포르 중고거래 플랫폼 ‘캐로셀’에도 투자한 바 있다. 올해 9월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캐로셀은 동남아 6개 국가와 대만 및 홍콩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해 부동산, 구인구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최대 온라인 차량 호출 플랫폼 그랩(Grab)에 2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동남아 포트폴리오를 키워가는 모양새다.

올해 8월에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가 베트남 식품·유통기업 마산그룹에 약 2억달러를 투자했다. 마산그룹은 2019년 SK그룹이 투자해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다. 당시 SK그룹은 국민연금,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4억7000만달러를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베트남 빈그룹에도 투자한 바 있다. SK그룹과 함께 3억달러 가량을 투자, 베트남 1, 2위 민영기업과 손을 잡았다.

7월에는 인도네시아의 ‘마켓컬리’인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해피프레시에 네이버와 미래에셋, 스틱, L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기업과 PEF 및 벤처캐피탈(VC)이 투자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행보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투자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PEF 및 VC들이 해당 지역 업체들의 성장 잠재력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VC 센토벤처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 지역 투자 건수는 393건으로 전년도 327건에서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리서치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에 투자하는 ‘동남아 포커스 PE·VC’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기준 370억달러로 2015년 170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센토벤처스는 “특히 디지털 소매업체가 올해 상반기 11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거의 두 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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