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 전기차 우위… 도요다, 전기차 개발 시기를 놓치며 하이브리드에 집중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3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수익성을 확대하려던 토요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19일 인도네시아 산업부(Kemenperin)에 따르면 △현대차 △토요타 △미쓰비시 △스즈키 △SGMW 등 완성차업체 총 5개사가 오는 2023년을 목표로 현지 전기·친환경차 생산을 준비 중이다. 이는 지난 2019년 인니 정부가 전기·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위해 발표한 ‘대통령령 2019년 제55호'(PP Nomor 55 Tahun 2019)에 따라 현지 생산에 따른 이점을 최대화하기 위함이다.
이 법안은 자국산 부품(TKDN) 사용, 수입 조건, 사치세 면세 등 인센티브를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기차 위탁생산(OEM) 기지는 물론 배터리와 같은 핵심 생산 시설을 자국에 두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인니 정부의 성공적인 전기차 정책 추진을 돕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 공장 설립 등 두 단계에 걸쳐 약 15억 5500만 달러(한화 약 1조8446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현재 설립 중인 버카시 공장이 있다. 우선 내년 말까지 연간 15만대 규모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생산을 병행하다 오는 2030년에는 전기차 중심으로 생산하며 연간 25만대까지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의 경쟁사로 꼽히는 토요타는 현대차보다 약 6조5000억 루피아(약 5486억 원) 더 많은 28조3000억 루피아(약 2조3856억원)을 들여 현지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오는 2024년부터 10종의 하이브리드차(HEV)와 5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생산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당장 렉서스 ‘UX300e’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지 친환경차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 심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현지 업계는 현대차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전기차 개발 시기를 놓치며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토요타보다는 현대차 전기차가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요타 역시 이를 의식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시하는 신차 5종을 모두 브랜드 고성능 브랜드인 ‘GR'(GAZOO Racing·가주레이싱)을 내세우기로 한 바 있다. GR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약자로 토요타가 레이싱에 열정을 불태우면서 만든 고성능 디비전이다.
현대차가 아세안 시장 공략법으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토요타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시장 우위를 차지했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달할 정도로 관세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지역 내 생산 부품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는 지난 2013년 인니 정부가 시행한 소형 친환경차 진흥책의 지원을 받아 가솔린차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마쳤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전기차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는 상태인 만큼 고성능 브랜드인 GR을 대거 앞세우는 전략을 택했으나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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