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종합금융그룹을 설립하는 방침을 마련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해외에 금융지주를 설립하는 것은 KB가 처음이다. 설립이 완료되면 은행뿐 아니라 금융 전부문이 동남아 최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2022년까지 인도네시아에 종합금융그룹 설립을 위한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이 지분 67%를 확보한 부코핀은행의 라이반 푸르완토노 대표이사는 “국민은행이 12개 계열사업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부코핀은행을 금융그룹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2022년 확정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B금융그룹은 “(현지 금융지주 설립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KB손해보험과 국민카드, KB캐피탈 등 4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상태다. KB손해보험은 현지 보험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초 KB캐피탈은 자동차할부금융업을 주로하는 순인도 파라마파이낸스의 지분을 85% 인수한 뒤 법인명을 변경해 운영 중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PT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 여신전문금융사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KB증권이 현지 증권사 인수 혹은 합작사 설립 등의 방식으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인도네시아 진출에는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윤종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은 지난 2003년 국민은행 재무담당 부행장 시절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II) 지분의 13.89%를 인수했다. 하지만 윤 회장이 KB를 떠나고 5년 뒤 은행을 해당 지분을 매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민은행이 지분을 팔지 않았다면 동남아시아 금융인프라 선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윤 회장도 굉장한 아쉬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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