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최근 G계열 변이 잇따라 발견
“전파력 10배” 주장 나오지만 실증 안돼 …한국도 ‘이태원 사태’부터 변이 감염 많아
인도네시아에서도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0배 강한 변이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전파력이 과장된데다 한국에선 이미 5월부터 주목됐던 변이라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카르타의 연구기관 니돔재단(PNF)은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바이러스(D614)보다 전파력이 10배 강한 변이 D614G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이 31일 보도했다. PNF는 이로 인한 감염자 비율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급증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환자는 일일 최고 3,000명선을 기록하며 17만명을 넘어섰다.
D614G는 1월 말 독일에서 처음 검출됐고 유럽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지난 5월 이태원발(發) 집단감염 이후 주류를 이루고 있다. D614G의 일종인 GH와 GR은 각각 한국과 러시아(선원들)의 앞 글자를 딴 형태다. 최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지만 새로운 변이는 아닌 것이다.
더구나 D614G의 전파력은 실험실 세포배양이나 동물실험(쥐) 결과일 뿐 인간 간 감염에선 실증되지 않았다. D614G 변이 자료를 3만개 이상 확보한 영국의 ‘코비드19유전체학UK(COG-UK)’ 컨소시엄은 G계열 변이 전파력을 1.22배 정도로 발표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전파력을 너무 높일 경우 숙주가 죽거나 면역이 생길 수 있어 좋은 전략이 아니다. 실제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10배 높은 메르스는 이미 사라졌다. 많이 퍼뜨리되 숙주의 부담은 최소화하는 게 바이러스의 묘책이다. G계열 변이 감염으로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은 이유다. 싱가포르 과학자들은 “전파력이 높아지면 그만큼 치사율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카르타에선 한인 환자가 5명으로 늘면서 교민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1, 3, 4번 확진자는 저녁식사를 함께 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주재원이고 5번 환자는 1번 환자의 아내다. 2번 환자는 현지 한인 기업 직원이다. 이에 따라 자발적인 동선 공개와 한인 업소 폐쇄, 2주간 자가 격리 캠페인 등이 이뤄지고 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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