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덮친 지진과 쓰나미(해일)로 사망자가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과 인접한 해안가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피해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2일 현재까지 공식 사망자는 844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지진 분석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지진 피해가 유달리 컸다며 지반 액상화 현상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2일 전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진이 강타한 술레웨시섬에선 한 마을이 통째로 진흙에 휩쓸려 수천 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카르타포스트는 1일 “해변에서 10㎞ 떨어진 팔루 시 남쪽 페토보 구에 물처럼 흐르는 진흙이 강타했다”며 “이곳에서만 2000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규모가 이례적으로 커진 이유로 지반 액상화를 꼽고 있다. 액상화는 지진의 충격으로 땅이 지하수와 섞이면서, 지반이 마치 진흙처럼 물렁해지는 현상이다. 모래와 자갈이 섞인 지반일 수록 액상화가 쉽게 일어난다. 지진이 일어나면 진동으로 인해 모래와 자갈 들이 밑으로 가라앉고, 그 사이에 있던 지하수가 위쪽으로 올라와 표면의 땅을 진흙과 같은 상태로 변화시킨다. 땅이 액상화하면 지반이 늪과 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건물이나 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커진다.
지난해 11월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포항 북구는 바다와 가까운 퇴적층이기 때문에 내륙 지방에 비해 지하수의 양이 많고 깊이도 낮아서 액상화 확률이 큰 곳이다. 당시 진앙 주변 2㎞ 반경에서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 100여곳이 발견됐다. 팔루 지역 역시 해안지역인데다 강과 지류가 많아 액상화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술라웨시섬의 이번 지진 발생지역은 바다와 만나는 강과 하천 등이 모여있어 퇴적물이 많다”며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서 지하수와 섞여 일부 액상화가 발생해 물렁해진 진흙층이 해일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보다 쉽게 이동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액상화의 영향을 배제 할수 없지만 결국 주요 원인은 바다에서 몰려온 해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 도시 팔루 인근 지하 10km 지점에서 규모 7.5의 강진과 주변 해변 지역으로 5~7m가량의 쓰나미가 뒤따라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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