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수출 허가 ‘즉각 동결·취소’ 규정 신설 한인 수출업계 “불확실성 고조” 우려

수출 정책 및 규정에 관한 2023년 제23호 무역부 장관령의 다섯 번째 개정안인 '2026년 제12호 무역부 장관령(Permendag)'

인도네시아 무역부, 12/2026호 장관령 발효… 부처 간 시너지로 국가 이익 보호
명목 모호한 ‘비상 상황’ 기준에 한인 기업들 “납기 지연 및 바이어 신뢰 하락 등 치명적 타격” 호소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내 물품 확보와 국가 이익 보호를 명목으로 수출 허가를 신속하게 동결 및 취소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현지에 진출해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인 수출기업들의 비즈니스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되며 현장 곳곳에서 애로사항이 속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무역부(Kemendag)는 최근 수출 정책 및 규정에 관한 2023년 제23호 무역부 장관령의 다섯 번째 개정안인 ‘2026년 제12호 무역부 장관령(Permendag)’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정책은 공포 절차를 거쳐 지난 2026년 4월 29일부로 전면 효력이 발생했다.

부디 산토소(Budi Santoso)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은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하고, 수출 활동이 국내 수요 충족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 변경의 핵심은 정부의 강력한 수출 통제권 확보다. 구체적으로 수출 분야 사업 허가의 발급 유보, 동결 및 취소를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으며, 비행정적 제재 성격을 띠는 기술적 검증이나 추적 서비스의 유보 조항도 포함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통제 권한의 확대다. 기존에는 무역부 장관의 단독 권한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비상 상황 발생 시 다른 관련 부처나 기관에서도 수출 허가 동결을 발의하고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부디 장관은 “이는 수출 정책과 관련된 의사 결정에 있어 기관 간의 시너지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제안된 안건은 경제조정부 또는 식품조정부 차원의 조정 회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정은 INATRADE 시스템과 인도네시아 국가 단일 창구 시스템(SINW)을 통해 대외무역총국장 명의의 서한으로 수출업체에 전자 통보된다.

■ “갑작스러운 수출길 차단 우려”… 한인 수출업계, 생존권 위협 호소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명성과 원활한 물류 흐름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하지만, 현지 한인 상공인들과 수출기업들은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비상 상황’이나 ‘국가 이익’이라는 제재 발동 기준이 다소 모호하여 정부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자카르타 인근에서 제조업 수출 공장을 운영하는 한인 기업 관계자는 “수출 허가가 갑자기 동결되거나 서비스가 유보될 경우, 생산을 마친 제품이 항구에 묶이게 되어 막대한 창고 보관료와 물류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글로벌 바이어들과의 계약 위반 문제도 치명적이다. 또 다른 한인 무역업체 대표는 “수출 통제로 인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거액의 지체상금(Penalty)을 물어내야 하는 것은 물론, 수년간 쌓아온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사전 유예 기간이나 명확한 예고 없이 즉각적인 동결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의 투자 및 생산 계획 수립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 인니 정부, “유연한 대처 및 재활성화 시스템 마련” 해명

이러한 재계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책의 유연성과 안전장치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토미 안다나 무역부 대외무역총국장은 “유보, 동결, 취소 정책은 유동적인 성격을 띠며, 동결된 허가의 재활성화 및 서비스 유보 취소 메커니즘도 이미 마련해 두었다”고 밝혔다.

또한 경과 규정을 두어, 허가 유보나 동결 조치가 발효되기 이전에 관세청(Ditjen Bea dan Cukai)을 통해 수출세관신고서(PEB) 등록 번호와 날짜를 이미 부여받은 물품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수출 절차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무역부는 제도의 안착을 위해 지난 4월 30일, 무함마드 리바이 아바스 산업·광업 제품 수출국장을 연사로 초청해 온라인 홍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리바이 국장은 “과거에는 수출업체의 불이행에 대한 행정적 제재만 있었으나, 이제는 관련 부처의 권고를 통한 비행정적 서비스 유보 등 통제 메커니즘이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작 시몬 마누룽 무역부 대외무역총국 비서관 역시 “이번 변경이 대대적인 것은 아니며, 글로벌 경제의 역동성과 변화하는 지정학적 상황에 정부가 적응해 나가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인 기업들은 당분간 수출 인허가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한인 경제단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규제 발동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우리 정부 및 대사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현지 당국에 한인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소명 절차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 기자/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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