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호주 관광객 홍역 확진에 보건당국 비상

홍역 발진 (Dok. Freepik)

보건부, 접종률 저조 지역 및 집단 발병 지역 중심 집중 단기 프로그램 실시
2025~2026년 홍역 확진자 지속 발생… 임산부 및 영유아 치명적 합병증 우려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호주 국적의 여행객이 귀국 후 홍역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호주 보건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이번 감염 통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장 다음 주부터 전국적인 홍역-풍진(MR)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전면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안디 사구니(Andi Saguni) 인도네시아 보건부 질병예방통제국장 대행은 지난 2026년 2월 26일 목요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당국의 구체적인 방역 강화 조치를 설명했다.

안디 국장 대행은 “가장 시급한 첫 번째 조치로 전국의 정기적인 예방접종 시스템을 강화하고, 특히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MR 추가 접종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조치로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홍역 집단 발병 사태가 보고되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MR 추가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집중 단기 프로그램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부는 단순한 백신 추가 접종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의 방역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보건 의료 인력을 필두로 지방 자치 단체, 종교 지도자, 그리고 각계 의료 전문가 단체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홍역 의심 사례에 대한 감시망과 조기 발견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종교적 또는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거부율이 높게 나타나는 특정 지역의 부모들을 집중 대상으로 삼아, 예방접종이 지니는 공중 보건학적 중요성과 필수성에 대한 대국민 교육 캠페인도 함께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공개한 역학 데이터에 따르면, 홍역은 여전히 국가 공중 보건 체계를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약 6만 3,769건의 홍역 의심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정밀 검사를 통해 1만 1,094건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69명에 달해 치명률은 약 0.1%를 기록했다. 이는 홍역 유행을 겪고 있는 여타 선진국들의 수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집단 발병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던 상위 5개 주는 동자바, 반텐, 북수마트라, 서수마트라, 아체 지역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확산세는 2026년 들어서도 완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7주 차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8,224건의 의심 사례가 발생했고, 이 중 572건이 확진되었다. 11개 주 17개 시·군에서 21건의 홍역 의심 집단 발병이 보고되었으며, 6개 주 9개 시·군에서는 13건의 확진 집단 발병이 기록되었다.

올해 집단 발병이 두드러진 5개 주는 서수마트라, 남수마트라, 아체, 서자바, 중자바로 나타났다. 다만 안디 국장 대행은 “현재까지 올해 사망자는 4명으로 치명률(CFR)은 0.05% 수준”이라며, “이는 선진국 수치인 0.1%보다 낮은 상황으로, 당국이 비교적 더 나은 관리를 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집단 발병 위험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보건부는 다각도의 환자 관리 체계를 가동 중이다. 예방접종 가속화와 더불어 확진 환자의 철저한 격리 조치, 필수 약물 및 비타민 A 투여, 그리고 중증 합병증 발생에 대비한 일선 병원들의 병상 및 응급 대응 태세 마련 등 홍역 감시 및 사후 관리 시스템 전반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찝토 망운꾸수모 국립병원(RSCM) 여성아동과 소속 감염·열대병 전문가인 물랴 라흐마 까르얀띠(Mulya Rahma Karyanti) 컨설턴트는 홍역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을 경고하며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물랴 컨설턴트는 “홍역은 전염성과 감염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며, 감염된 어린이 단 한 명이 최대 18명에게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홍역과 풍진이 임산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물랴 컨설턴트는 “임산부가 풍진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태아에게 실명, 백내장, 난청, 심장 기형 및 심각한 발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명확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더욱이 임산부가 홍역에 감염될 경우에는 유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들은 감염에 지극히 취약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또한, 홍역 바이러스가 영유아의 면역 체계를 급격히 저하시켜 폐렴, 심각한 탈수를 동반하는 설사, 나아가 뇌염이나 뇌 조직의 염증과 같은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보건 당국 및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호주 관광객 확진 사례를 계기로 국가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체계적이고 꾸준한 대국민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인도네시아 내 홍역 예방접종률을 집단 면역의 기준선인 9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