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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10% 추가 관세로 인도네시아 정부 협상력 ‘새 국면’
CELIOS, “독소조항 가득한 협정 비준 불필요… 관세 환급 요구까지 나아가야”
[자카르타=한인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교역 상대국에 부과해 온 고율의 상호관세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최근 미국과 ‘상호무역협정( Agreement of Reciprocal Trade 이하 ART)’을 체결한 인도네시아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뒤 백악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미 동부시간 24일 0시 1분부터 해당 관세가 발효하도록 하는 포고문을 냈다.
다만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승용차, 물가를 건드릴 수 있는 일부 소비재와 식료품 등은 이러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10%의 글로벌 신규 관세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더 이상 징수할 수 없게 된 10%의 ‘기본관세'(상호관세의 일부로 포함됨)를 우선 충당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새 ‘10% 새 관세’ 부과 발표와 동시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며,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협정에 서명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이번 판결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협정의 비준 여부와 후속 조치에 서게 되었다.
디띡닷컴 비즈니스인도네시아 등 경제 신문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인도네시아에 강력한 협상 레버리지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인니정부, “국회 비준 절차 남아… 미국 측과 추가 논의 불가피”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는 미 대법원의 판결 직후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며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하르요 리만세토 경제조정부 대변인은 2026년 2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협정은 즉시 발효되는 것이 아니며, 인도네시아 국회(DPR)의 비준 절차가 필수적”이라며 “미국 내의 급변한 법적 상황에 따라 양국 간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협정 서명일인 2월 19일, 인도네시아산 섬유 및 팜유, 커피 등에 대해 0%~19%의 관세를 적용받고, 반대급부로 미국산 제품 99%에 대해 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합의한 내용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르요 대변인은 “앞으로의 모든 결정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제연구소 CELIOS, “미국의 덫에서 벗어날 기회… 협정 비준 말아야”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는 이번 판결을 “인도네시아 경제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며 정부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비마 유디스티라 CELIOS 사무총장은 “미 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 위협 자체가 소멸했다”며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체결된 ART를 비준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비마 사무총장은 21일 성명에서 “워싱턴 D.C. 협상팀의 합의 내용은 사실상 무효로 간주해야 하며, 오히려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그동안 부당하게 납부한 관세의 차액 환급을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 가입을 종용하며 가한 압박 역시 효력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이 지적한 ART 협정의 ‘7가지 독소 조항’
CELIOS 측은 이번 ART 협정이 그대로 비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7가지 치명적인 문제점, 이른바 ‘독소 조항’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했다.
- 무역수지 악화 및 환율 불안: 미국산 식품, 기술, 석유·가스 제품의 수입 급증이 예고되며, 이는 무역수지와 국제수지를 동시에 압박해 루피아화 가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 배타적 무역 블록화(Poison Pill): 협정에는 인도네시아가 제3국(특히 중국 등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과의 협력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외교 및 경제적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 탈산업화 가속: 기술 이전 의무 부재와 자국산 부품 사용 의무(TKDN) 폐지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산업화를 저해할 것이다.
- 자원 주권 침해: 외국 기업이 지분 매각 의무 없이 광업 부문을 100% 소유할 수 있게 되어 자원 민족주의 기조가 무너진다.
- 지정학적 리스크 동조화: ‘미국의 적은 인도네시아의 적’이라는 논리에 따라,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 물류 허브 기능 상실: 환적(Transshipment) 기회가 차단되어 물류 중심지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된다.
- 데이터 안보 위협: 개인 데이터의 무분별한 해외 이전을 허용함으로써 국가 데이터 보안과 디지털 생태계가 위협받는다.
◇ “주고받은 것이 불균형”… 막대한 구매 약속도 도마 위
이번 논란은 상호관세 협정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기존 32%였던 대미 수출 관세를 19%로 인하 받고, 팜유·커피·카카오·섬유 등 특정 품목에 대해 0% 관세 혜택을 얻어냈다.
그러나 그 대가는 가혹했다. 인도네시아는 농산물, 보건, 정보통신, 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5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상품 구매 ▲135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및 서비스 구매 ▲45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 등 총 330억 달러(약 44조 원)에 달하는 구매 패키지를 약속했다. 또한 파푸아 그라스버그 광산의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 운영권 연장 등 총 384억 달러 규모의 11개 양해각서(MoU)도 체결된 상태다.
비마 사무총장은 “미 대법원의 판결은 불평등 조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적 탈출구’를 마련해 준 셈”이라며, “국회는 이 협정을 법률 비준 안건에서 즉시 제외하고, 정부는 대미 통상 전략을 원점에서 재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사법적 판단과 10% 추가 관세는 전 세계 통상 지형을 뒤흔든 가운데, 90일 후 발효를 목표로 했던 ART 협정의 인도네시아 운명은 이제 인도네시아 국회의 비준 동의 여부와 양국 정부의 재협상 의지에 달려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제 전문가들의 경고를 수용하여 실리적 재협상에 나설지, 아니면 기존 합의를 고수할지 주목된다. (경제부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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