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정부, ‘거대 방조제’·‘최장 고속도로’ 등 초대형 인프라로 국가 대개조 시동

자카르타 대방조제 서쪽 20㎞ 구간과 동쪽 15㎞ 구간[농어촌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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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섬 북부 5천만 주민 보호 및 국가 연결성 강화 목표…민관협력(KPBU) 방식 적극 활용, 해외 투자 유치 총력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정부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자바섬 북부 해안을 따라 건설될 ‘거대 방조제(Giant Sea Wall)’와 인도네시아 최장 고속도로가 될 ‘게데바게-타식말라야-칠라찹(Getaci) 고속도로’ 등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국가 전략 프로젝트(PSN)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이들 사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민관협력(KPBU)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해외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자바섬의 명운 건 ‘거대 방조제’…800억 달러 초대형 프로젝트

프라보워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단연 ‘거대 방조제’ 프로젝트다. 서자바주 칠레곤에서 동자바주 그레식까지, 자바섬 북부 해안을 따라 총 길이 약 946km에 달하는 방조제를 건설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최대 800억 달러(약 1,300조 루피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그야말로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단순한 토목 공사를 넘어 국가 경제의 심장부와 5천만 주민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자바 북부 해안의 심각한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5,000만 명의 주민이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 추진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 산업 중심지의 60%가 이 지역에 밀집해 있어, 만약 이를 방치할 경우 국가 경제 전체가 심각한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사업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자바 북부 해안 개발 시행청(BOPPUJ)’을 신설하고, 디딧 헤르디아완 아샤프를 초대 청장으로 임명하는 등 조직적 기반을 다졌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미 뜨겁다. 다난타라 투자청(BPI Danantara)의 로산 로슬라니 청장은 “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 다수의 국가가 투자 의향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두 개 기업은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기업은 중국 내 대규모 방조제 건설 경험이 풍부해 기술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여 국제적 공조를 통한 사업 성공 가능성을 시사했다.

■ 국가 대동맥 잇는다…고속도로·수자원 인프라 확충 박차

육상 교통망 확충 역시 프라보워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다. 정부는 최근 ‘2025년 경제조정부 장관령 제16호’를 통해 최신 국가 전략 프로젝트(PSN) 목록을 확정, 서자바주와 중자바주를 잇는 게타치 고속도로를 포함한 50개 고속도로 노선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특히 게타치 고속도로와 발리섬의 길리마눅-멩위 고속도로 사업은 조속한 시일 내에 건설 입찰 절차를 재개할 방침이다. 도디 항고도 공공사업부(PU) 장관은 “내년에만 총 19개 신규 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입찰이 예정되어 있으며, 총 투자 규모는 4,086조 8천억 루피아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의 자본과 효율성을 활용하는 민관협력사업(KPBU)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댐 건설 등 다른 인프라 사업에도 창의적 자금 조달 방식을 도입해 재정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수자원 인프라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최소 48개의 댐과 9개의 관개망 프로젝트를 PSN 목록에 포함시켰으며, 프라보워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9년까지 전국 15개 PSN 댐을 완공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공공사업부는 이들 댐이 완공되면 관개 면적이 획기적으로 늘어나 농경지 이용률이 기존 150%에서 26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농가들은 연 1회에 그쳤던 수확을 2~3회까지 늘릴 수 있게 되어, 국가 식량 자급률 향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장밋빛 청사진 속 ‘투자 유치’ 난관…사업 재검토 등 과제 산적

그러나 이 같은 원대한 구상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도네시아 최장 고속도로(206.65km)로 기대를 모았던 게타치 고속도로 사업(Jalan Tol Gedebage – Tasikmalaya – Cilacap (Getaci)은 이미 두 차례나 입찰에 실패하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는 투자자들의 사업 참여 매력을 높이기 위해 노선을 게데바게-타식말라야 구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 경우 ‘최장 고속도로’라는 상징성은 잃게 될 수밖에 없다.

발리섬의 최장 고속도로가 될 길리마눅-멩위 프로젝트 역시 조코 위도도 전임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으나, 여전히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결국 프라보워 정부의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성패는 안정적인 투자 재원 확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민관협력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거대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프라보워 정부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국가 대개조의 청사진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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