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 연구팀, “빗물 속 미세플라스틱 검출… 인체·환경 위협하는 ‘숨겨진 재앙’”
【자카르타= 한인포스트】상쾌하게만 느껴졌던 빗물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품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10월 17일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은 수도 자카르타에 내리는 빗물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밝히며, 이는 인류가 마주한 새로운 형태의 대기오염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이 토양과 해양을 넘어 대기권까지 확산되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공중 보건과 생태계 전반에 미칠 잠재적 위협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대기권까지 침투한 플라스틱 오염… 빗물 통해 지상으로 회귀
BRIN 소속 환경 연구원 무하마드 레자 코르도바(Muhammad Reza Cordova)가 이끄는 연구팀은 2022년부터 자카르타 전역에서 빗물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놀랍게도 수집된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레자 연구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플라스틱의 순환이 마침내 대기권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며, “지상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입자들이 바람과 같은 기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구름에 응축되었다가, 비를 통해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대기 중 퇴적’ 현상이 명확히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단순히 땅과 바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대기를 매개로 전 지구적 순환 시스템에 편입되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빗물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합성 섬유 조각이나 불규칙한 형태의 작은 파편들이었다.
성분 분석 결과, 의류 소재로 널리 쓰이는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포장재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뿐만 아니라,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될 때 발생하는 폴리부타디엔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고분자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인구와 산업 활동이 밀집된 자카르타 해안 지역의 경우, 하루 평균 1제곱미터(㎡)당 약 15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빗물과 함께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카르타 시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체와 환경 위협하는 ‘독성 운반체’… 복합적 위협 경고
문제는 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먼지보다도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호흡기를 통해 폐 깊숙이 침투하거나, 빗물이 오염시킨 식수와 음식을 통해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세플라스틱의 이중적 유해성이다. 플라스틱 자체에 첨가된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BPA)와 같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환경호르몬)이 용출되어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표면적이 넓어 대기 중에 떠다니는 다른 유해 물질을 흡착하는 ‘운반체(vector)’ 역할을 한다.
레자 연구원은 “독성을 지닌 것은 빗물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이라고 단언하며, “이 입자들이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중금속이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같은 발암물질까지 흡착한 채로 인체에 들어올 경우, 복합적이고 증폭된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실제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체내에서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호르몬 교란, 세포 및 조직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또한 막대하다. 미세플라스틱을 머금은 빗물은 토양과 강, 호수 등 지표수를 오염시키고, 최종적으로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는 해양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만들어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전반으로 오염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구팀은 천만 명이 넘는 인구와 2천만 대에 육박하는 차량이 배출하는 오염물질, 그리고 부적절하게 관리되어 소각되거나 강으로 유입되는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자카르타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부·산업·시민의 다각적 협력 촉구…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
이러한 ‘숨겨진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BRIN은 정부와 산업계, 시민 사회를 아우르는 범국가적이고 다각적인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인 해결책으로는 ▲대기 및 빗물 내 미세플라스틱 농도에 대한 지속적인 국가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혁신적 개선 및 재활용률 제고 ▲의류에서 발생하는 합성 섬유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세탁기용 미세플라스틱 필터 도입 의무화 등 산업계의 책임 있는 참여 유도 등을 제안했다.
레자 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고, 발생한 폐기물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의 함양이 문제 해결의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이라고 역설했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관심과 공동 대응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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