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총회] 프라보워 대통령, “식량 자급자족 달성… 기후변화 실질 행동 필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 2025년 9월 23일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제80차 유엔(PBB, Perserikatan Bangsa-Bangsa) 총회 연설을 통해 식량 안보 달성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사회의 실질적인 행동을 강력히 촉구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5년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인도네시아가 이룩한 식량 자급자족의 성과를 공유하고, 동시에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실존적 위협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의 식량 창고 향해”… 식량 자급자족 선언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서두에서 인도네시아가 2025년을 기점으로 식량 부문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속적인 농업 혁신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쌀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 식량 비축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었음을 강조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자랑스럽게 쌀 자급자족을 달성했음을 알린다”며, “이제는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에 쌀을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식량 순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되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성과가 단기적인 성공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식량 안보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회복력 있는 공급망 개발 ▲농민 생산성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 기술 투자 등을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인도네시아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을 위한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수년 내에 인도네시아가 ‘세계의 식량 창고(lumbung pangan dunia)’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도 해안 매년 5cm 상승”… 기후 위기 실상 고발

식량 안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어 연설의 초점을 기후 변화 문제로 전환하며,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세계 최대의 도서 국가인 인도네시아에게 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닌, 당면한 국가적 재난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수도 자카르타 북부 해안의 해수면은 매년 5센티미터씩 상승하고 있다”고 밝히며, “10년, 20년 후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우리는 총 길이 48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방조제(giant sea wall)를 건설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호소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 거대 프로젝트가 2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이지만,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후 위기 대응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2060년 탄소 중립’ 목표… 구호 아닌 ‘행동’으로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기후 변화의 피해국에 머무르지 않고, 위기 극복을 주도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기후 변화에 맞서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국가 목표와 실행 계획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2060년 또는 그 이전에 탄소 중립(net-zero emission)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1,200만 헥타르 이상의 황폐화된 산림 복원 ▲산림 파괴율의 획기적 감소 ▲지역 사회 역량 강화를 통한 양질의 녹색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화석 연료 기반 개발에서 재생 에너지 기반 개발로 단호하게 전환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발전 설비 용량 증설의 대부분은 태양광, 수력, 지열 등 재생 에너지원에서 나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설을 마치며 프라보워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모든 국민을 빈곤에서 구하고, 인도네시아를 식량, 에너지, 물 안보 해결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 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당부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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