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 위성 데이터와 AI 활용해 예측… 초기 물 관리 대책 없이는 지속 가능한 개발 어려워
“과학적 데이터 기반한 선제적 정책 수립 시급” 목소리 높아
인도네시아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신수도 누산타라(IKN)의 미래에 중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이 최신 위성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분석한 결과, 신수도 예정지와 그 주변 지역의 약 79%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도시 건설에 앞서 선제적인 물 관리 인프라 구축과 정책적 대비가 시급함을 시사하는 결과로, 수도 이전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신수도 부지 79%는 물 없다”… AI가 밝힌 암울한 현실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 기후대기연구센터의 라라스 투르실로와티 연구원은 지난 16일 반둥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 해양대기 훈련 워크숍’에서 이와 같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위성 데이터에 인공신경망(ANN) 기법을 접목하여 누산타라 지역의 물 공급 가능성을 정밀하게 예측했다.
분석 결과는 매우 구체적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정확도 97.7%)에 따르면, IKN 및 인근 지역의 물 공급 잠재력은 ▲’다량의 물(HW)’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 전체의 0.51%에 불과했다. ▲’식생을 통해 물을 함유한 지역(VW)’은 20.41%였으며, ▲’물이 거의 없는 건조 지역(NW)’이 무려 79.08%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지표면에 풍부한 수자원이 존재하는 곳이 극히 드물며, 대부분의 부지가 도시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수적인 물을 공급하기에는 매우 척박한 환경임을 의미한다.
■ “초기 대비 없으면 심각한 위기”… 과학계의 강력한 경고
라라스 연구원은 “누산타라의 물 공급 가능성은 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프로젝트 초기에 근본적인 물 확보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인구 유입과 도시 개발은 필연적으로 심각한 물 부족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정부의 정책 결정에 실질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위성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나 지도가 아니다”라고 역설한 그는 “이는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기반”이라고 덧붙이며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기후 변화 시대의 도시 개발, 위성 데이터가 길을 제시하다
이번 연구는 도시화, 토지 피복의 변화, 오염물질 배출 증가 등이 지역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BRIN은 앞으로도 위성 데이터 기반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전 지구적 기후 변화 위협에 대응하고, 인도네시아의 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라라스 연구원은 “위성 기술을 통해 시공간적으로 기후 변화의 패턴을 과거보다 훨씬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정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는 효과적인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후 변화에 강한 친환경 스마트 도시 계획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학 기술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수도 누산타라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의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적 과제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이면에 놓인 환경적 제약을 명확히 보여준다.
과학계의 경고에 정부가 어떻게 응답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물 없는 땅’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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