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데타벡 통근열차 카라왕 연장, 예산 부족으로 ‘백지화’… 대안 교통은?

인도네시아 열차 KAI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권 교통의 핵심인 자보데타벡(Jabodetabek) 통근열차(KRL) 노선을 서부 자바(Jawa Barat)주 카라왕(Karawang)까지 연장하려던 계획이 정부 예산 부족으로 인해 공식적으로 취소되었다.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번 사업의 무산으로, 수도권 동부 지역 교통망 확충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교통부(Kementerian Perhubungan, Kemenhub)는 2025년 9월 15일 월요일, 자카르타 교통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교통부 산하 철도청(Direktorat Jenderal Perkeretaapian, DJKA)의 아리프 안와르(Arif Anwar) 철도교통국장(Direktur Lalu Lintas dan Angkutan Kereta Api)은 “국가 재정의 한계로 인해 카라왕 연장 사업을 당분간 추진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밝혔다.

■ ‘예산의 벽’에 막힌 카라왕 연장 사업

현재 수도권 통근열차의 동부 노선 종점은 찌카랑(Cikarang)역이다. 카라왕 지역은 대규모 공단이 밀집해 있어 자카르타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통근열차 서비스의 부재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정부는 2019년부터 찌카랑역에서 카라왕역까지 약 20km 구간의 노선 연장을 검토해왔다. 사업의 핵심은 해당 구간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철화(Elektrifikasi) 작업과 가공전차선(Listrik Aliran Atas, LAA) 설치였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수년간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아리프 국장은 “현재 전철화는 찌카랑까지만 완료된 상태이며, 카라왕까지 이를 확장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라왕 연장 사업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다른 국가 기간 사업들이 있어, 가용 예산을 해당 사업들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으로 예산이 재배정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 교통부 권고, “지역 열차로 환승하세요”

교통부는 카라왕 연장 사업 취소에 따른 대안으로 지역 열차(Kereta Api Lokal) 이용을 권고했다. 카라왕 주민들이 자카르타 방면으로 이동할 경우, 카라왕역에서 지역 열차를 타고 찌카랑역이나 버카시(Bekasi)역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통근열차로 환승하는 방식이다.

아리프 국장은 “찌카랑역에서 카라왕이나 찌깜펙(Cikampek) 방면으로 가는 지역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며 기존 교통 체계를 활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지역 열차는 통근열차에 비해 배차 간격이 길고 정차역이 많아 이동 시간이 더 소요되는 등 편의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매일 자보데타벡 지역으로 통근하는 카라왕 주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인도네시아 전역, 타 철도 사업은 ‘계속 진행’

비록 카라왕 연장 사업은 좌초되었지만, 교통부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다른 주요 철도 인프라 개발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 중임을 강조했다. 이는 조코 위도도 행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인프라 확충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철도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 자보데타벡(Jabodetabek) 수도권: ▲자보데타벡 철도 수용 능력 증진 1단계 ▲따나 아방(Tanah Abang)역 개선 ▲버카시-찌카랑 복복선(Double-Double Track, DDT) 건설 ▲자카르타 대도시 도시철도(MRT) 동서 노선 1단계 등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핵심 사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서부 자바(Jawa Barat)주: ▲광역 반둥 통근열차(KRL Bandung Raya) 노선 전철화 ▲반둥 경전철(LRT Bandung) 건설 준비 ▲파달라랑-반둥 구간 신규 역사 건설 등 고속철도와 연계한 지역 교통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 기타 지역: ▲북수마트라(Sumatera Utara)주 메단-빈자이(Medan-Binjai) 구간 철도 개선 ▲남술라웨시(Sulawesi Selatan)주 마카사르(Makassar) 도시철도 ▲동부 자바(Jawa Timur)주 수라바야(Surabaya) 광역철도 1단계 등 자바섬 외곽 지역의 교통 인프라 확충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수도권 동부 산업단지의 ‘교통 동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라왕 연장 사업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가게 되었다. 국가 재정의 효율적 분배라는 명분 속에, 카라왕 주민들의 통근길은 앞으로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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