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활동, 총 24명 매매 정황… 모집책·위조책 등 조직적 범행 피해 부모 신고로 수사 착수, 경찰 “싱가포르와 공조해 수사 확대”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아들을 전문적으로 모집해 싱가포르로 밀매하려던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와 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제 영아 인신매매에 가담한 용의자 12명을 체포하고 이들로부터 영아 6명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조직이 최소 1년 이상 활동하며 20명이 넘는 영아를 불법 거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조직적 분업…’모집’부터 ‘운송’까지 역할 분담
서부 자와 지방경찰청 헨드라 로흐마완 공보국장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조직은 내부적으로 역할을 철저히 분담한 체계적인 범죄 집단으로 드러났다.
로흐마완 공보국장은 “용의자들은 태아 상태의 아기를 물색하는 ‘모집책’, 출산 후 산모와 영아를 임시 보호하는 ‘보호책’, 출생증명서와 여권 등 신분 서류를 정교하게 위조하는 ‘위조책’, 그리고 최종적으로 아기를 싱가포르로 넘기는 ‘운송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업 구조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치밀한 계획의 일부로 분석된다.
경찰에 따르면, 구조된 영아 6명 중 5명은 보르네오섬 폰티아낙에서 수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인근 쳉카렝을 거쳐 서부 자와 경찰청 본부로 안전하게 이송됐다. 나머지 1명은 수도권 광역도시(자보데타벡) 지역의 한 거점에서 추가로 신병을 확보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들로부터는 위조된 신분증, 여권, 피해 아동들의 출생 관련 서류 등 범행에 사용된 다수의 증거물이 압수됐다.
서부 자와 지방경찰청 형사범죄수사국장은 “폰티아낙에서 구조된 5명의 영아는 모두 위조 서류를 통해 싱가포르로 보내질 예정이었음이 확인됐다”며 “나흘 전 탕어랑에서도 영아 1명을 추가로 구조하는 등 조직의 거점을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부모의 ‘납치 신고’가 ‘국제 인신매매’ 수사의 단초
이번 사건은 자신의 아기가 사라졌다는 한 부모의 애타는 신고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단순 납치 사건으로 보고 초기 수사에 착수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배후에 거대한 조직이 연계된 정황을 포착하고 즉시 수사를 인신매매 사건으로 전환해 확대했다.
수사 결과, 피해 영아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놓인 부모를 둔 서부 자와 지역 출신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임신 중인 여성에게 접근해 출산 및 양육비 지원 등을 미끼로 아기를 넘겨받거나, 아기를 잠시 맡아주겠다고 속여 유인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 조직이 2023년부터 활동했으며, 지금까지 총 24명의 영아가 이들의 손을 거쳐 매매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형사범죄수사국장은 “체포된 용의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총 24명의 영아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조된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8명 영아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범죄인 만큼, 인도네시아 경찰청 국제관계국(Divhubinter)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인터폴을 통해 싱가포르 경찰 등 관련국과 수사를 확대해 국제 인신매매 네트워크의 전모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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