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가 재정, 5월 21조 루피아 적자 전환… 수입 감소에 건전성 우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 국회 ‘국가 예산 성과 및 현황(KiTA)’ 보고. 2025.6.17

인도네시아 재정 당국은 5월 들어 국가 재정이 균형에서 벗어나 적자로 전환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5년 5월 말 기준 인도네시아 국가 예산(APBN)은 21조 루피아의 적자를 기록하며, 4월의 흑자에서 적자 상황으로 돌아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0.09%에 해당하는 규모로, 재정 건전성 유지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은 6월 17일(화)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가 예산 성과 및 현황(KiTA)’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 5월까지의 국가 재정 실적을 공개했다.

그녀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을 면밀히 관리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 국가 수입 감소 “뚜렷”…흑자에서 적자 전환 배경

공개된 재정지표에 따르면 2025년 5월 누적 국가 수입은 995조 3천억 루피아로, 연간 목표치의 33.1%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국가 지출은 1,016조 3천억 루피아(연간 목표치의 28.1% 집행)로, 수입을 약 21조 루피아 초과했다. 이로 인해 5월 말 기준 21조 루피아의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국가 수입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5월까지 누적 수입은 전년 동기 1,123조 5,200억 루피아 대비 11.4% 줄었다.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 특히 조세 기반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 주요 수입 내역 분석: 세금수입 부진, 관세는 증가

세부적으로 보면, 조세 수입의 핵심인 일반 세금은 683조 3천억 루피아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반면, 관세 및 소비세 수입은 122조 9천억 루피아로 12.6% 증가해 조세수입 부진과 대조를 이뤘다. 국세외수입(PNBP)은 188조 7천억 루피아로, 전년 대비 24.9% 급감해 전체 수입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스리 물랴니 장관은 “국가 수입 실적은 국내외 경제 역학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라며, 최근 세계 경제 동향과 국내 경기 침체가 국가 세수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 국가 지출 증가와 재정적자…관리 가능 수준 강조

한편, 2025년 5월까지 집행된 국가 지출은 총 1,016조 3천억 루피아로, 중앙정부 지출(694조 2천억 루피아)과 지방 이전 지출(322조 루피아)로 구성됐다. 지출 총액은 연간 목표치의 28.1%에 해당하며, 수입을 크게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 당국은 ‘기초재정수지(Primary Balance)’에서 192조 1천억 루피아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초재정수지는 국가 수입에서 이자비용을 제외한 순 재정상태를 의미하며, 흑자 기록은 재정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견고함을 보여준다.

스리 물랴니 장관은 “이번 적자 규모는 2025년 국가 예산법에서 설정한 연간 적자 목표(616조 2천억 루피아)에 비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예상보다 빠른 수입 감소와 경제 외부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5월의 재정적자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나타난 적자인 만큼, 향후 경기 하방 위험이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경기 회복 지연, 원자재 가격 변동, 글로벌 금융 환경 악화 등으로 국가 수입이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출 구조조정 및 신규 세원 발굴 등 재원 다각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수입 기반이 계속 약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재정 안정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5월 재정적자 전환 사례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신흥국 경제 전반에 ‘외부 충격에 대비한 재정 여력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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