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불교 유적인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매년 열리는 부처님 오신 날 와이삭(Waisak) 축제는 오랜 역사와 독특한 전통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불교가 오랫동안 뿌리내린 인도네시아에서 8~9세기에 건립된 메당 왕국의 유산인 보로부두르 사원은 와이삭 축제의 중심지다.
1929년 처음 시작된 이래, 와이삭 축제는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문화와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다음 7가지 특별한 사실을 통해 그 깊이와 의미를 더한다.
1. 1929년 네덜란드령 동인도 신지학 협회가 시작
보로부두르 사원에서의 와이삭 축제는 1929년 네덜란드령 동인도 신지학 협회(Himpunan Teosofi Hindia Belanda)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이는 감사와 관용을 표현하며 와이삭을 기념하려는 오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축제는 인도네시아 독립 혁명 전쟁 시기에 중단되었다가 1953년에 재개되었으며, 1973년에는 보로부두르 사원 복원 공사로 인해 믄둣(Mendut) 사원으로 장소가 옮겨지는 등 여러 변화를 겪었다.
2. 1983년 인도네시아 국경일 지정
와이삭은 1983년 1월 19일,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이 공포한 대통령령 제3호(1983년)에 의해 인도네시아의 공식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이 결정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내 다양한 종교에 대한 폭넓은 인정과 보호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3. 전 세계 불교 신자들의 국제적 참여
마글랑(Magelang)에 위치한 보로부두르 사원의 와이삭 축제는 인도네시아 불교 신자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 불교 신자들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세계 최대 불교 사원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보로부두르의 명성 덕분에 축제 기간에는 숙박시설 예약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다.
4. 므라펜 영원한 불꽃과 움불 줌프릿 성수로 의식 시작
보로부두르 와이삭 축제 의식은 ‘다르마(Dharma, 법)’의 불과 성수를 채취하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점이 특별하다.
다르마의 불은 중부 자와주 그로보간(Grobogan) 군 므라펜(Mrapen)의 영원한 불꽃에서 채화하며, 성수는 중부 자와주 테망궁(Temanggung) 군 움불 줌프릿(Umbul Jumprit)에서 길어온다.
불은 선행을 밝히고 고취하는 정신을, 물은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상징하며, 이 두 가지는 믄둣 사원으로 옮겨져 신성하게 모셔진 후 보로부두르 와이삭 축제 의식에 사용된다.
5. 태국에서 2,500km ‘투동(Thudong)’ 수행 승려들의 참여
축제에는 태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약 2,500km에 달하는 ‘투동(Thudong)’ 수행을 하는 수십 명의 승려들이 참여해 깊은 감동을 준다. 투동은 승려들이 수천 킬로미터를 도보로 이동하는 영적 순례로, 인내와 근면, 불굴의 가치를 실천하는 고행이다.
최소한의 소지품만을 지닌 채 부처님의 숭고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습은 와이삭 축제의 의미를 더욱 성스럽게 한다.
예를 들어, 2025년 와이삭 투동 수행은 2025년 2월 6일 태국 방콕에서 시작해 5월 10일 보로부두르 사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6. 인도네시아 고유의 ‘데틱-데틱 와이삭'(와이삭의 순간) 기념
‘데틱-데틱 와이삭(Detik-Detik Waisak, 와이삭의 순간)’ 기념 행사는 인도네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전통이다.
해외 불교도들이 주로 양력 체계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발리(Bali)의 보름달 전통에 영향을 받아 와이삭의 날짜와 시간을 매우 정밀하게 결정한다.
예를 들어, 2024년(불기 2568년) 와이삭은 5월 23일 20시 52분 42초(WIB, 서부 인도네시아 표준시)로 특정되었다.
이는 종교적 순간을 중시하는 세심함과 함께, 다음 세대에 전승되어야 할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7. 와이삭 등불 축제로 화려한 마무리
이처럼 보로부두르 와이삭 축제는 오랜 역사와 다채로운 의식, 그리고 전 세계인의 참여가 어우러진 특별한 행사로, 단순한 종교적 기념일을 넘어 인도네시아의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년 축제는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며, 직접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그 정신과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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