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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해고 태스크포스’ 구성… 봉제 가구 중심 모든 산업계 파장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노동시장에서 해고(PHK, Pemutusan Hubungan Kerja) 피해를 입은 노동자 수가 단기간에 급증하며 노동 시장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고와 관련된 전담 태스크포스(Satgas PHK) 구성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하며, 국민적 우려를 덜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다.
현지 언론 데틱닷컴(Detik.com)과 비즈니스닷컴(Bisnis.com)이 지난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올해 2월까지 집계된 누적 해고 피해자 수가 18,61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 1월 한 달 동안 기록된 3,325명과 비교했을 때 약 460% 증가한 수치이다.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격한 해고율 상승이 인도네시아 경제와 노동 시장에 중대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고의 주된 원인: 글로벌 경제 변화와 제조업 위축
해고가 주로 발생한 분야는 제조업으로, 특히 노동 집약적 산업인 섬유 및 가구 부문에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노동부 노동관계 및 사회보장 담당 국장인 인다 앙고로 푸트리(Indah Anggoro Putri)는 10일 자카르타 노동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대규모 해고 사태는 여러 글로벌 요인과 시장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상황을 분석했다.
인다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시장 수요 감소, 그리고 일부 대기업들의 제조 기반 해외 이전 결정 등이 있다”고 지적하며,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 산업인 제조업체들이 직면한 환경 변화가 해고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그로 인한 원자재 및 물류비 증가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주요 요인으로 언급됐다.
해고 피해의 대부분은 중부 자와(Central Java) 지역에서 발생했다. 노동부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중부 자와 지역은 전체 해고자 수의 약 57.37%를 차지하며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는 총 10,677명이 직장을 잃었으며, 고용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섬유 공장 및 기타 제조 기반의 대규모 폐쇄가 꼽혔다.
중부 자와 외에도 리아우(3,530명), 수도 자카르타(2,650명), 동부 자와(978명), 반튼(411명) 등 주요 지역에서도 적지 않은 해고 사례가 발생했다.
노동부 ‘해고 태스크포스’ 검토 착수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은 사회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추가적인 대규모 해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고 태스크포스(Satgas PHK)’를 신속히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노동부는 현재 대통령의 지시를 바탕으로 태스크포스 설립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 중이며, 이를 위해 대통령령(Inpres)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다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태스크포스는 단순히 해고 문제에 대응하는 조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고용 창출과 기업 유치,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 등의 선제적인 조치에도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관련 부처 및 노동 시장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할 예정이며, 경제 상황 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정책들을 준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태스크포스 설립은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최종 구성 방안 및 세부 운영 계획은 추후 논의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태스크포스 준비와 더불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여러 정책적 접근 방안도 논의 중이라며, 전문가들과의 상담 및 의견 수렴도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본적 대책 필요성 제기
한편, 일부 노동 및 경제 전문가들은 태스크포스 구성과 같은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해고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구조적 개혁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국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 지원 및 감독을 통해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노사 협력을 증진하고 기업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업종별 맞춤형 고용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수입 관세 정책 변화… 인도네시아 경제의 또다른 변수
한편, 인도네시아 노동 시장의 미래를 더욱 불확실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으로, 최근 미국의 수입 관세 정책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일부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 체계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이러한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다 국장은 이번 관세 정책 변화와 관련해 “우리는 이미 외교 및 무역 부문과 협력하여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노동 시장, 산업계가 협력하여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앞으로 정부는 노동자, 기업,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연합하여 경제적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금은 협력과 연대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급격히 늘어난 해고 사례와 이를 둘러싼 복합적인 글로벌 경제 변화는 인도네시아 노동 시장에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노동부가 선제적으로 태스크포스 구성 및 장기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태스크포스를 넘어선 구조적 개혁과 광범위한 협력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해고 문제를 비롯한 인도네시아의 노동 시장 안정화 노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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