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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은 10% 내외, 경쟁국보다는 유리한 위치 확보 가능성
미국의 신규 수입 관세 정책이 지난 4월 2일부터 본격 시행되었지만,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 제조된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신발이 입을 타격은 비교적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현지 판매 가격 대비 관세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며, 오히려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신 관세 정책, 인도네시아산 봉제 신발 수출 영향은?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매체 Liputan6에 따르면,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 관세 정책이 90일 연기되었지만, 인도네시아는 섬유, 의류, 신발, 팜유 등 특정 품목의 수출에 대해 최대 32%의 상호 관세를 적용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주요 경제 전문가들은 이 영향을 크지 않게 보고 있다.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신발 한 켤레당 약 6.40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는 미국 시장에서 평균 50~70달러에 판매되는 스포츠 신발의 가격에서 약 10%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소비자 구매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인상 폭이 아니라는 것이 다수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미국 소비자에 부담 전가… 인도네시아 생산자는 영향 제한적
인도네시아의 대표 경제 싱크탱크 Indef의 경제학자 파딜 하산은 신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가격 상승 부담이 인도네시아 내 생산자나 수출업자보다는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신발 시장에서 브랜드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은 이미 나이키, 아디다스 등 브랜드 신발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며, “일정 수준의 가격 상승과 관계없이 이들 제품 선호도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유통 및 가격 체계가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경쟁국 높은 관세율로 ‘반사 이익’ 가능성
한편, 미국의 이번 관세 정책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경쟁국들인 베트남, 중국 등에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오히려 인도네시아산 신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최대 46%의 관세율이 부과되면서, 같은 시장 내 유사한 품질의 제품을 비교할 때 인도네시아산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미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키는 생산 확대와 관련한 논의를 인도네시아 정부와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규 관세 정책이 단순히 위기만이 아닌, 인도네시아 경제와 신발 산업에 있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 장기적 무역 외교 노력 다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관세 체계 변화와 관련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최근 발언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은 분명 우리에게 대응해야 할 과제를 던져줬다”며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협력과 무역 외교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주요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거래 조건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하며, 긴밀한 국제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단기적 충격 크지 않으나, 대비는 필요
현재 인도네시아의 대미 수출이 국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2%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관세 인상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단기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철저한 분석과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이번 기회를 활용해 신발 생산뿐 아니라 섬유 및 의류 등 연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미국 외에도 유럽연합(EU)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보다 활발한 무역 관계를 맺음으로써 잠재적인 시장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관세 인상이 인도네시아 신발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이를 단순한 어려움으로만 보지 않고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또 다른 기회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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