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통계청(BPS)이 발표한 202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5~49세 여성 중 7만1천명이 자발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는 ‘무자녀(childfree)’ 삶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8%가 무자녀 선택
이번 조사는 결혼 경험이 있으나 출산 경험이 없고 피임을 하지 않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BPS는 “현재 인도네시아 여성 중 약 8%가 무자녀를 선택했다”며 “2022년 국가사회경제조사(SUSENAS) 결과, 해당 조건의 여성 중 7만1천명이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 “양육의 대가 너무 커”
무자녀는 생물학적 출산이나 입양을 통해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성인이나 부부를 지칭한다. 이는 불임 등 의학적 문제가 아닌 순수한 개인의 선택이다. BPS는 “무자녀를 선택한 이들은 자녀 양육에 따르는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희생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감소
무자녀를 선택하는 인도네시아 여성의 비율은 최근 4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이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 전반적 출산율 하락세
무자녀 현상은 인도네시아의 전체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1년 이후 인구조사에서 인도네시아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맥을 같이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발적 비출산을 원하는 여성의 비율은 지난 4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WFH) 정책이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발적 비출산 비율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자발적 비출산 현상은 인도네시아의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1년 이후 인구조사 결과, 인도네시아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러한 TFR 감소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점점 더 적은 수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다. 이는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자녀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 우려 등이 젊은 세대의 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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