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로켓 5천여발에 속수무책…북, 개전초 시간당 1만6천여발 쏠 능력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쏜 로켓에 속수무책 당하면서 유사한 무기체계를 개발 중인 우리 군이 북한 장사정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아이언 돔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발사되는 단거리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다. 이스라엘이 90% 이상의 요격률을 자랑하는 아이언 돔은 하마스가 발사한 5천여발의 로켓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군은 ‘한국형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LAMD를 수십기 배치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북한 장사정포를 요격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전 초 시간당 1만6천여발의 장사정포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퍼부을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아이언 돔이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것은 우리 군에 큰 관심사다.
군 관계자는 9일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외신 기사와 관련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아이언 돔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5천여발의 로켓이 ‘벌 떼’처럼 날아온다면 이를 모두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약 5천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연구 책임자인 마크 헤커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이 실패하길 바라면서 동시에 많은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포화 상태가 아이언 돔의 방어 실패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국에 10여개의 포대를 배치했으며, 1개 포대는 요격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와 타미르 요격미사일, 탐지거리 150㎞의 레이더, 추적시스템, 사격 통제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요격 가능 범위는 4∼70㎞, 요격 고도는 10㎞에 이른다.
1개 포대 가격은 600억여 원에 이르고 요격용 미사일인 타미르 1발은 6천만 원이 넘는다. 아이언 돔 레이더는 로켓이나 포탄, 미사일 등 분당 최대 200개의 표적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언 돔이 5천여발의 로켓에 속수무책 뚫리면서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 돔이 시간당 1만6천여발의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측지역에는 시간당 1만6천여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1천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 200여문과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140여문 등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서울과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한다.
이들 장사정포는 하마스 로켓보다 위력이 크고 사거리나 정확도도 뛰어나다. 북한이 툭하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하는 것도 장사정포 능력을 자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개전 초 북한의 장사정포에 의한 피해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사정포 발사 원점이 식별되면 즉각 응징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군은 KTSSM(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K-9 자주포 등으로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하는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특히 300㎞ 이상 원거리에서 장사정포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를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블록Ⅲ) 등을 개발해 촘촘한 복합다층방어를 위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도 구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