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최다…”사망자 늘어나면 원인불명 사망도 증가 경향”
지난해 숨진 원인을 알 수 없는 한국 사망자 수가 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1일 한국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6천205명(16.4%) 늘어난 4만4천38명으로 집계됐다. 1997년 4만4천100명을 기록한 뒤로 25년 만에 가장 많다.
지난해 원인불명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사망자 수(3만1천280명), 수년째 사망원인 2위인 심장질환 사망자 수(3만3천715명)보다도 많았다.
원인불명 사망은 세계보건기구(WTO) 사인분류 지침에 따라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와 임상 및 검사의 이상 소견’ 항목으로 분류된다. 이 항목은 식별분류 코드로 알파벳 ‘R’이 부여되는데 이런 이유로 흔히 ‘R코드’ 사망으로도 불린다.
1990년대 4만명을 웃돌던 원인불명 사망은 200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4년 2만3천800명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0년부터는 3년 연속 10%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다시 4만명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원인불명 사망 유형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노쇠’가 꼽힌다.
지난해 노쇠에 따른 사망자는 2만1천485명으로 전체 원인불명 사망의 절반에 달했다. 전년보다 3천832명(21.7%) 늘어난 결과다.
‘원인 미상의 급사’는 전년보다 96명(10.8%) 늘어난 986명이었다. 급사 증후군으로 사망한 영아는 39명이었다.
나머지 2만1천528명은 R코드 사망 중 급사·노쇠에도 해당하지 않아 원인을 추정할 수 없는 ‘나머지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징후’ 사망으로 집계됐다. 노쇠·급사 외 원인불명 사망은 1992년(2만8천162명) 이후 30년 만에 다시 2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인불명 사망은 사망자가 늘어나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최근 증가세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