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플랜트 아워 플래닛’ 캠페인에 인도네시아도 참여
한인 기업 코린도 그룹, 폰독라젝 쓰레기 매립장에서 조림사업
“원래 아무것도 없는 쓰레기 매립장인데 이걸 심는다고 숲으로 바뀐다니 신기해요.”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군(郡)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폰독라젝 초등학교 학생 이크팔 타와칼(11) 군은 30㎝ 길이의 셍온(sengon) 묘목을 심은 뒤 이렇게 말했다.
15일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은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며 현지 한인 기업 코린도 그룹, 한·인니 산림 협력 센터, 보고르군 등과 함께 보고르 폰독라젝 도시 숲 조성 사업지에서 ‘플랜트 아워 플래닛'(Plant Our Planet·POP) 식수 행사를 열었다.
POP는 우리 외교부와 산림청,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등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국내 중소기업 해긴이 제작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플랫폼 ‘플레이투게더’에서 이용자들이 나무를 심으면 국내외 현실 공간에도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65만명이 참여해 가상공간에 나무를 심었고, 그에 맞춰 이날 식수 행사가 열리게 됐다.
이날 행사가 진행된 곳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이다 버려진 땅이었다.
2년 전 보고르군은 코린도 그룹에 7만㎡에 이르는 이곳을 녹지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코린도 그룹은 1년 동안의 시범 조림 단계를 거쳐 자귀나무속 콩과 식물인 셍온이 이곳에 적응할 수 있는 수종임을 확인해 숲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 2만㎡에 셍온 묘목을 심었고 올해 안에 4만㎡로 넓힌 뒤 내년까지 7만㎡를 모두 셍온 묘목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나무만 심는다고 끝이 아니다. 꾸준히 거름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면서 숲을 가꿔야 한다.
셍온 묘목의 크기는 30㎝에 불과하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1년에 3∼4m씩 자라 5∼6년 정도 지나면 쓰레기 매립장이 울창한 나무로 가득한 녹지가 될 것으로 코린도 그룹은 기대했다.
이날 식목 행사에서 200여명의 참가자는 셍온 묘목 500그루를 심었다.
승범수 코린도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우리는 숲이 아니었던 곳에 나무를 심는다”며 “여러분이 심은 나무 한 그루는 새로운 탄소 흡수원이자 훌륭한 녹지공간이 돼 환경과 지역사회에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도 “황폐하고 버려진 쓰레기 매립장이 점차 숲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노력에 따라 우리 주변의 환경을 복원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맹그로브숲과 이탄지를 보유하고 있는 산림 대국이자 한국의 이탄지·산림 복원 사업 대상국이다. 한국 정부는 2019년 인도네시아 이탄지 최대형 산불 이후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수마트라 지역에 이탄지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들과 디아 무르티닝시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유역관리산림복원국 총국장 등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 승은호 코린도 회장 등 코린도 그룹 관계자,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와 인도네시아 폰독라젝 초등학교 학생들 등이 함께했다.
(c) 연합뉴스 전재협약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