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인니 신수도 프로젝트 그러나 현지업체 독주 중

총 340억달러가 소요되는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사업이 당초 건설사들의 우려와는 달리 30%에 육박하는 공정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다만 안정적인 재정사업의 경우 현지 업체들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 건설사들의 경우 민관협력사업(PPP)이나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일부 프로젝트 입찰에만 참여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인도네시아 이전사업 전체 공정률은 27%로 발표됐다.
이는 대통령궁과 정부 부처 등 주요 정부 행정기관 건설공사의 진도율을 통합해 측정한 것으로, 이 가운데 관저를 포함한 대통령궁 건설 공정률은 12%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 8월 17일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에 맞춰 대통령궁 이전을 완료하는 것을 계획으로 삼고 있다. 공공사업주택부(PUPR) 신수도 인프라개발부 측에서는 “주요 행정부처의 1차 이전 행사 개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국내 건설사들은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사업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곳들이 많았다.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임기가 내년 11월까지인데,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이 신수도 사업 계획을 보류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신수도 이전과 관련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신수도 사업의 향방이 불확실해진다는 내부 평가가 많았다”면서도 “인도네시아 정부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프로젝트 단위의 발주 계획을 내놓지 않아, 사업 진척 속도와 관련해 의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재정사업 공사의 경우, 와스키타 카르야(WSKT)와 위자야 까르야(WIKA) 등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들이 대부분 수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단순 도급 사업을 수주하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지 업체들의 시공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현지 업체들이 수주하는 물량이 압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들이 PPP를 노려야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수도 이전 사업 가운데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PPP를 포함한 민간 투자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PP의 경우 중동이나 중국, 일본 등 자본력을 앞세운 국가의 업체들이 사업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해당 국가의 일부 업체들은 비밀유지계약(NDA)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36건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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