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억 달러 목표…제재받는 이란 “무역에 양국 통화 사용 촉진”
이란 대통령, 美 겨냥 “일방주의 맞서기 위해 이슬람 세계 협력해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이란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무역 협력을 강화해 지금보다 무역 규모를 100배 가까이 늘리기로 약속했다.
2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전날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찾은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Seyyed Ebrahim Rais) 이란 대통령과 보고르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양국의 무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오는 식물성 기름과 코코아, 커피, 담배 등의 관세를 낮추고, 인도네시아는 석유 제품, 광물, 화학제품, 철 등 이란의 수출품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또 두 사람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에 대해 논의했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과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교육,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회담 후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협정 체결을 통해 양국의 무역 규모가 200억 달러(약 26조3천700억원)로 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간 무역액은 2억5천720만 달러(약 3천391억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두 정상이 정치·경제 분야에서 11개 협약에 서명했으며, 양국 간 무역에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이란 리알 사용을 촉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언론 매체들은 이 같은 조치가 미국 달러 패권에 맞서기 위한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라고 평가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이란이 경제와 과학, 기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다며 “우리가 서명한 문서들은 적들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제재와 위협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동맹국, 이웃국, 이슬람 국가들과의 협력, 소통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이번 협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이란 간 무역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아시아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IRNA는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24일 밤방 수사티요 국민평의회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라면서 “이란과의 협력은 전체 이슬람 세계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문 기간 자카르타의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찾아 기도회에 참여하고 일방주의에 맞서기 위한 무슬림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이틀간의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c) 연합뉴스 전재협약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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