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룡포

김준규 (한국문협 인니지부회장)

풍랑이 밀려오다
멈칫하고 쉬어가는 구룡포
뱃머리가 방둑의 품안으로
넘실넘실 접어들고
바람은 이내 선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친구들! 오랜만이네!
만나면 이별이 두려워
비릿한 과메기에 기우는 소주잔
가슴에 쌓인 먼지 같은 사연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목청껏 털어내는 자유의 노래
명멸하는 별 빛도
설레임에 뒤척인다
힘겨운 세월 짊어지고
너도 가고 나도 간다

시작 노트:

맛은 기억을 불러내는 묘한 마력이 있는가? 비릿한 과메기의 맛이 구룡포의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어머니의 품처럼 바다를 안고 있는 구룡포의 모습이 선하다. 뱃머리가 방둑으로 들어오던 포구도 지금은 관광지로 다시 태어나 분주하다지만, 그래도 가슴에 쌓인 먼지 같은 사연을 털어놓기엔 선술집이 제격이다. 친구들! 오랜만이네! 이제 우리 자유하지 않은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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