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1998년 5월 자카르타 폭동… 아물지 않은 상처

25년 전인 1998년 5월 13일, 자카르타가 폭동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는 전날 진압군 총격으로 트리삭티 대학교 학생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폭동(Jakarta Kerusuhan)은 1997년부터 발생한 아시아 금융 위기로 인해 촉발되었다. 금융 위기가 장기화되자 학생들은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대학 캠퍼스의 학생들은 신질서 정부에 반대하며 수하르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 이유는 신질서 정부(Pemerintahan Orde Baru)가 부패, 결탁, 연고주의(KKN nepotisme)를 저질러 국가를 통화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뜨렸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위는 진압군의 총격으로 트리삭티 대학교 학생 4명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대중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고, 수도권 여러 곳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폭동은 폭도들에 의한 파괴, 약탈, 방화 행위로 확대되었다. 폭도들은 쇼핑 센터, 상점, 사무실, 은행 및 공공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

* 반중 정서에 경제 위기 도화선

폭도들의 표적이 된 대상의 일부는 중국계 화교 소유 건물이다.

수십 명의 여성이 강간당했고, 그중 일부는 중국계였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욱 긴장되었다. 대부분 자카르타에서 발생했고 일부는 팔렘방, 메단, 솔로, 수라바야에서 발생했다.

자카르타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일부 주민들, 특히 중국계 주민들은 결국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1998년 5월 13일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을 때 여기저기서 방화가 일어나고 겁에 질린 아이들과 부모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자카르타 거주 화교인들은 “그 당시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체념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집에서 도망치다가 길에서 폭도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집에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폭동이 일어나자 고객들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 했지만 은행 경영진은 최대 1천만 루피아로 제한했다. 그 이유는 당시 돈을 인출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배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를 떠나는 항공권은 폭등했다. 당시 자카르타-바탐 항공권은 58만 루피아였지만 130만 루피아에도 구하기 어려웠다. 바탐은 싱가포르로 가기 위한 많은 화교인 난민 캠프가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1998년 폭동에서 희생된 중국계 민족이 적지 않았다. 1998년 폭동 사건에서 중국계 소수민족이 희생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화교권이 경제를 지배 – 거주민 형편과 반중 정서 – 중국 민족 동화 정책

경제 위기 동안 중국계 화교상들이 생필품을 사재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 32년 신질서 수하르토 정권 종식

1998년 5월 21일(목) 수하르토가 하야한 것은 1998년 5월 한 달 동안 시위를 벌인 대중의 요구가 정점에 달한 순간이었다.

1998년 5월 시위로 32년간 지속된 수하르토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무너뜨린다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5월 사건은 아직 회색지대로 남아있다.

수하르토를 축출하고 신질서를 종식시키려는 시위는 범죄로 확산되어 슬픈 비극과 마주해야 했다.

1998년 5월 폭동은 수하르토 대통령이 이끈 32년간의 신질서 통치를 종식시켰다.

폭동이 일어나기 전 아시아 통화 위기가 발생하여 인도네시아의 여러 부문에서 위기가 발생했다.

1997~1998년 당시 인도네시아 국민은 부족한 생필품마저 비싸고, 실업률 증가, 빈곤율 상승, 학교 중퇴율 증가, 인플레이션과 환율 폭등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1998년 3월, 수하르토 대통령은 7번째로 재선되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재선에도 불구하고 부패와 담합, 연고주의(KKN)로 가득 찬 내각을 구성했다.

경제 상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던 조치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어 수하르토의 리더십에 위기가 왔다.

이에 수도권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나기 한 달 전 1998년 4월, 메단에서는 북수마트라대학교(USU) 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다. 이 폭동으로 1998년 5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USU 대학은 폐쇄되었다.

북수마트라에서 발생한 폭동은 인도네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생 시위 이후 메단시는 5월 2일부터 상점 약탈이 발생했으며 여러 지방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시위 도화선은 1998년 5월 12일 트리삭티 대학생 4명이 보안군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다.

팔렘방에서도 1998년 5월 13일부터 14일까지 대학생들이 팔렘방 의사당에서 시위가 열렸다.

다른 시위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폭동과 범죄가 발생했으며, 특히 중국계 민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이 발생했다.

팔렘방 시위는 수백 개의 공공 시설과 수십 대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도 불에 탔다.

수라카르타와 주변 지역에서도 대학생 시위로 무정부 상태로 확대되었다.

당국의 강압적인 진압은 사상자를 초래하는 결과를 발생시켰다.

자카르타 폭동의 정점은 1998년 5월 21일 수하르토 대통령의 대통령 하야였다. 이로써 32년간 통치했던 신질서 체제가 종말을 고했다.

이후 수도 자카르타의 상황은 진정되기 시작했다. 도망쳤던 중국계 주민들이 점차 자카르타로 돌아왔다.

* 1998년 5월 폭동으로 1,190명 사망

개혁과 수하르토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평화 시위는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시위대는 기물 파손, 약탈, 방화, 심지어 폭력과 성폭력을 저지르며 인도네시아 역사에 1998년 5월 폭동(Kerusuhan Mei 1998)으로 기록되었다.

1998년 5월 폭동의 하나는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신질서 정권(Rezim Orde Baru)이 붕괴된 직후, BJ 하비비 대통령 행정부는 1998년 5월 폭동에 대한 합동 진상조사단(TGPF-Tim Gabungan Pencari Fakta)을 구성했다.

TGPF는 1998년 10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GPF는 보고서에서 사망 피해자, 부상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로 구성된 피해자를 자세히 설명했다.

TGPF에 따르면 1998년 5월 폭동으로 자카르타에서 1,19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27명이 총기로 사망했고 나머지는 화재로 사망했다.

총기로 사망한 사람 중에는 1998년 5월 12일에 발생한 트리삭티 대학생 4명이 포함되어 있다. 사망자 외에도 91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TGPF 외에도 여러 기관에서 다른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 폴다 메트로 자야는 45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수도경비사령 부 코담 자야는 보안군을 포함해 463명이 사망하고 6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DKI 자카르타 주정부도 1998년 5월 폭동으로 288명이 사망하고 101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다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100여 성폭행… 대부분 화교 여성

합동 진상조사단(TGPF)은 1998년 5월 폭동에서 많은 성폭행이 자행되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의 자료 수집 및 검증 결과에 따르면 중국 여성을 대상으로 85건의 성폭행이 있었으며 그중 52건이 강간 사건이었다.

여성폭력 인도주의 자원 봉사단(TRKP)은 1998년 5월 폭동으로 강간당한 여성 수가 53명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국가 여성폭력위원회(Komnas Perempuan) 웹사이트(komnasperempuan.go.id)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인 성폭력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1998년 5월 폭동으로 사망자와 부상자, 성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되었다.

실종자 가족 협회(Ikohi)는 1998년 5월 폭동으로 4명이 실종되었다고 보고했다. 상가 화재로 상당수는 더 이상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한꺼번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8년 5월 폭동의 희생자는 대부분 자카르타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팔렘방, 메단, 솔로, 족자카르타, 수라바야 출신이었다.

실종자 희생자 위원회(KontraS)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1998년 5월 폭동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실제로 1,300명 이상이며 여성 강간 피해자 수는 1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 25년 지난 1998년 5월 폭동의 과제

그러나 1998년 5월 폭동의 정확한 희생자 수는 여러 기관에서 밝힌 데이터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998년 5월 폭동 사건에 대한 합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1998년 5월의 사건은 인도네시아 국민의 아픈 기억은 신질서의 종말과 폭동으로 남아있다.

수하르토에서 BJ 하비비 정권으로 이양된 후, 1998년 5월 폭동에 대한 형사 사건과 인권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지만,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회부. 콤파스 기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