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보다 700여명 증가…시리아선 추가 집계 안돼
17세 소녀 248시간 만에 구조…튀르키예, 구호·치안 활동 강화
내전중 시리아, 구호 목적 2개 통로 열었으나 여전히 부족 지적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6일(현지시간) 4만2천 명을 넘겼다.
다만, 구조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리아에선 추가 집계가 이뤄지지 않는 등 사망자 증가 추이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긴급 구조를 벌였던 각국 구조대가 귀국하는 한편 이재민들에 대한 구호 활동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시리아는 내전으로 인해 구호물자도 제대로 도달되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더욱 큰 형편이다.
◇ 사망자 튀르키예 3만6천200명, 시리아 5천800명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날까지 튀르키예 11개 지역에서 집계된 사망자가 3만6천187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3만5천418명에 비해 769명 늘어난 것으로, 이전과 비교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부상자는 10만8천68명으로, 전날 10만5천505명보다 2천563명 늘어났다. 이들 중 1만3천200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은 5만 개가 넘었다.
시리아에서는 전날 이후 사망자 집계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전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정부 통제지역 사망자 수가 1천414명이라고 보도했고, 시리아 정부는 이 수치가 이번 지진 사망자 최종 집계라고 발표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 사망자 수는 4천400명이라고 전날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이 전했다.
이들 집계를 모두 합치면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4만2천1명이다.
다만, 시리아의 경우 내전 중 정확한 통계 작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9일 이후 구조자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작업도 이미 구호 활동으로 전환됐다.
한편 AFAD에 따르면 최초 지진 이후 지금까지 여진은 4천300여 회에 달했다.
이번 지진으로 지각이 7.3m 이동했으며, 3경(京·조의 1만 배) 줄의 에너지가 방출됐다.
사고 11일째를 맞아서도 기적 같은 생존자 구출 소식은 이어졌다.
튀르키예 국영 방송 TRT 하베르에 따르면 지진 발생 약 248시간(10일 8시간) 만인 이날 정오께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의 아파트 잔해에서 17세 소녀 알레이나 욀메즈가 구조됐다.
생존자는 들것에 실려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방송된 영상에서 생존자는 보온용 금박 담요를 덮은 채 손에 링거를 꽂고 있었으며, 목에 보호대를 하고 눈을 감은 모습이었다.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마지막까지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한 구조대의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생존자 구조 소식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전날에는 지진 발생 약 229시간 만에 남부 하타이주에서 13세 소년이 구조됐고, 그로부터 1시간 전에도 하타이주에서 여성과 그의 자녀 남매 2명이 구조됐다.
한편 튀르키예 일간 데일리 사바흐에 따르면 구조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각국 구조대가 속속 귀국하는 가운데 이스탄불 공항에는 대형 스크린에 구조대를 보낸 국가 국기와 함께 ‘당신의 연대에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15개 언어로 표출됐다.
◇ WHO “시리아에 더 많은 구호 통로 필요”
튀르키예 정부는 피해 지역의 이재민 구호와 함께 치안 및 질서 유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만8천 명의 군인이 남부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텐트 17만5천 개와 컨테이너 5천400개를 피해 지역에 설치해 이재민들을 임시 수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튀르키예에 비해 시리아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대부분 위생 기반시설이 파괴되거나 작동 불능 상태가 됐으며 이재민 사이에서 전염병 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내전으로 인해 구호물자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튀르키예를 통해 전달되는 구호물자도 지진 이후 경로가 임시 차단되면서 현재는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초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구호 활동을 위해 2개 경로를 열도록 허가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지금까지 유엔 트럭 119대가 이들 경로를 통과했다고 밝혔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더 많은 통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c) 연합뉴스 전재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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