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인도네시아 배터리공장 추진, LG에너지솔루션 CATL에 기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회동을 계기로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직접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등 인도네시아에 이미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테슬라 배터리 협력사들이 합작법인 형태로 참여해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담당할 가능성이 나온다.

17일 신재생에너지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가 인도네시아 현지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는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소재를 수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현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4일 미국 텍사스주를 방문해 일론 머스크와 사업 협력 논의를 위한 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테슬라의 시설 투자 계획이 언급됐을 공산이 크다.

머스크는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달라는 위도도 대통령의 요청도 받아들였다. 투자 논의가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에 테슬라의 투자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왔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이 현지에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테슬라 측의 의견 차이로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지만 최근 니켈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머스크가 다시 투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본격적 논의를 재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니켈 수출을 중단한 점도 논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니켈을 확보하려면 결국 현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일렉트렉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최근 잇따라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도 니켈 확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조 원을 투자해 현지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고 CATL도 6조 원 이상을 들여 현지 배터리 생산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일렉트렉은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은 모두 테슬라의 배터리 공급 협력사”라며 “하지만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면 이는 다른 국가에 건설되는 대부분의 테슬라 배터리공장과 같이 협력사와 합작법인 형태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 또는 CATL에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력으로 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니켈 함유량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을 고려해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만큼 자연히 니켈 수급에서 가장 효과적 투자 성과를 거두려 할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 “테슬라와 인도네시아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에 관련한 잠재적 투자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의 새 공장 투자 계획을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결국 머스크의 연내 인도네시아 방문은 배터리 생산공장 부지를 확정하기 위한 현지 실사의 목적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협력사와 합작법인 설립 등 테슬라의 구체적 투자 계획도 이런 과정을 마무리한 뒤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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