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泥 공략 나선 제약사들…”동남아·중동진출 교두보”

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구 대국으로 시장 성장성이 높은 데다 위치와 종교 덕분에 동남아시아와 중동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어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최근 인도네시아 제약사인 칼베(KALBE)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을 독점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CJ헬스케어는 출시 후 5년간 칼베에 케이캡정 완제품을 공급한다.

SK플라즈마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영 제약사 바이오파마, 인도네시아 적십자와 혈액제제 위탁생산 및 기술이전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혈액제제는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치료제로, 국가 필수의약품에 속한다. 녹십자엠에스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업체와 혈액백 제품공급·제조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사가 늘어나면서 현지 수출액도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수출실적은 7074만달러(약 845억 원)로 전년 대비 47.7%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 손을 잡고, 현지에 공장을 짓는 제약사들도 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 합작법인 ‘CKD-OTTO’사 항암제 생산 공장 준공을 했다. 회사는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말께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의 인도네시아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허가 당국으로부터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았다.

2021년부터 만성신부전환자 빈혈치료제 ‘에포론’,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 등을 생산한다. 대웅제약은 2014년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대웅인피온’을 설립한 후 계속해서 현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대웅-국립인도네시아대학교 바이오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지 공장과 연구소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맞는 바이오 제품을 개발·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업계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회사와 협력하거나 생산시설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공장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올해 기준으로 2억6953만명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2년 50조9840억 루피아에서 지난해 143조6390억 루피아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약사들은 인도네시아를 통해 동남아, 중동으로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대 이슬람 국가로, 공식 할랄 인증제도가 있어 중동으로 의약품 수출도 가능하다. 종근당은 이슬람 국가, 아세안경제공동체 등에 항암제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받았다. 대웅제약도 할랄 인증을 준비 중이다. 중동 지역 진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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