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품으로 위협받는 인도네시아 섬유산업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인도네시아 섬유산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무디스(Moody’s)는 중국의 원사, 직물과 의류 제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섬유 제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한다. 한편 인도네시아 제품은 10~15% 수준이다. 이런 관세 차이 때문에 무디스는 중국 정부가 섬유 제품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이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고 전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섬유 공급 과잉,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제조업에 타격을 입게 된다. 무디스의 분석가인 스테파니 청은 지난 8월 19일에 “우리가 조사한 인도네시아 섬유 회사는 중국산 섬유제품의 덤핑에 대응력이 없다”고 말했다. 덤핑(dumping)은 해외 판매 가격을 정상 가격보다 싸게 책정해 불공정한 경쟁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수출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테파니 청은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섬유회사의 신용도가 안정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는 수출 시장의 강세와 구매자와의 협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다른 제조사로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섬유산업에 대한 압박은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제조 협회(APSyFI)에서도 감지되었다. APSyFI의 Redma 사무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섬유산업 부문의 실적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수출은 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2% 증가했다. 그는 또한 “국내 시장이 수입으로 넘쳐나는 동안 우리 수출은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은 실제로 중국의 섬유시장을 인도네시아로 유입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제품의 경쟁력은 여전히 약하다. 이러한 경쟁력 약화의 원인은 높은 에너지 비용, 물류 비용, 인건비 등이다. 반면 인도네시아 시장은 정부가 무역장벽을 시행하지 않아 중국으로서는 손쉬운 타깃이다. 이것은 브라질, 터키, 인도와 다르다.

그는 “아직 우리 시장만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은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기업들이다. 얼마 전 Duniatex 그룹의 자회사인 PT Delta Merlin Dunia Textile의 신용하락의 사례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Redma는 “이러한 사례는 무역전쟁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의 영향으로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수입 제품과 경쟁할 수 없는 국내 섬유회사들의 제품들이 주된 요인입니다”라며 “이는 우리의 무역 정책이 수입에 너무 호의적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효과로 많은 해외기업들이 인도네시아로 옮겨오는 것을 환영했던 인도네시아 정부는 결국,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해 인도네시아로 이동해온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국내 섬유회사의 성장을 가로막은 결과를 제공한 꼴이 되었다.

정부는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직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올해 대미 섬유 수출을 2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뺏어옴으로써 기회를 보고 있다”고 언급다. 중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섬유는 인도네시아의 비석유 및 가스 수출의 주요 부문 중 하나이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의류 수출의 가장 고객이며, 일본과 독일이 그 뒤를 잇는다.

이러한 잠재력은 PT Sri Rejeki Isman Tbk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무역전쟁은 인도네시아에 특히 의류나 섬유 부문에서 기회”라고 회사 책임자는 말했다. 중부 자바의 Soli Klewer Market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2019년 1분기에 미국과 중남미에 대한 매출 기여도는 3.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도 1,598만 달러에서 올해 5,135만 달러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체 수출액의 13.6%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PT Sri Rejeki Isman Tbk의 책임자는 인도네시아의 제조 능력에서 볼 때 그 잠재력은 여전히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는 “정책 측면에서는 직물 및 섬유제품(TPT) 분야의 부처 간 통합을 이뤄서 기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 아데 수드라잣 회장은 지난해부터 무역전쟁이 섬유산업에 미칠 영향의 징후를 목격했다. 그는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곧 바로 중국산 제품으로 홍수가 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정부는 외국 제품의 침입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것은 중국 상품들을 더 싸고 쉽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런 형태의 보호는 관세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위기 뒤에 기회라고 했던가. 혼돈의 세계 경쟁 레이스 속에서, 섬유산업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제조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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