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살며시 오는 저녁엔
그리움에 젖은 이들이 시를 씁니다
먼 옛날 하늘 끝 바알간 빛과
그 자리로 내리던 잿빛 어스름을 꺼내
묵향 가득한 문장을 만듭니다
노을이 불처럼 일어나는 저녁엔
떠나온 이들이 시를 씁니다
불길 일렁이는 빌딩 숲
심장과 눈동자로 옮겨붙은 불덩이가
시뻘건 덩어리를 토해냅니다
붉은빛 사그라든 빌딩 사이
아름다워 서럽던 그 가을 저녁이
누굴 기다리듯 서성이다
약속 없이 돌아선 어느날인가?
<시 읽기>
한 편의 시가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를 두 시인, 최장오, 김현숙 부부를 통해 잠시 들여다
봅니다. 고국을 떠난 그리움이 자연스레 시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시를 쓰고, 또 한
사람은 독자가 되었고, 그러다 역할을 바꾸어서 이번엔 내가 시를 쓰고 당신이 독자가 되는
삶이 여기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모아서 시집 『아데니움, 그 사랑 이야기』로 출간된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곧 세상에 나올 시집을 미리 꿈꿔 봅니다. 글: 김주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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