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방일] 프라보워 대통령-다카이치 총리 정상회담 “세계 평화의 기둥 될 것” 선언

아카사카 궁전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경제·에너지·투자 분야 전방위 협력 강화 합의

(자카르타/도쿄)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과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Takaichi Sanae)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 궁전(赤坂御所)에서 공식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이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핵심 축(pillar)으로 함께 나아갈 것을 천명하였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높은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키는 역사적인 자리로 평가받고 있으며, 경제협력, 에너지 전환, 투자 확대, 그리고 지역 안보 협력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 아카사카 궁전에서 역사적 만남… “양국, 세계 안정의 기둥이 될 것”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 중 도쿄 아카사카 궁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이 공식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인도네시아와 일본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위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는 데 깊이 공감하였다.

프라보워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6년 3월 31일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열린 양자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BPMI Setpres

3월 31일 대통령궁 보도자료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인도네시아와 일본은 오랜 역사적 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특히 “두 나라가 아세안(ASEAN) 지역과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책임 있는 중견·강대국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양국의 전략적 위상을 강조하였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일본은 인도네시아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으며, 프라보워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인도네시아가 지역 안정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하였다. 그녀는 또한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수호자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한층 심화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하였으며, 공동성명을 통해 그 결과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였다.

■ “인도네시아·일본, 평화의 수호자로 함께 나선다”… 안보·외교 협력 강화 선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양국의 안보 및 외교 분야 협력 강화였다. 두 정상은 현재 국제정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남중국해 긴장 고조 등 복수의 위기 상황이 중첩되는 이른바 ‘복합 위기(polycrisis)’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외교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

프라보워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공동 발표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일본은 단순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국제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수호자(guardian of peace)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유엔(UN)을 비롯한 다자 국제기구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ASEAN) 중심성(centrality)을 존중하는 지역 협력 체제를 함께 구축해 나가기로 하였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하여 양국은 “모든 당사국이 국제법, 특히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법치와 평화적 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회원국 중 비교적 독립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 노선을 견지해 왔으며, 프라보워 정부 출범 이후 보다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양국 국방 당국 간 대화 채널을 확대하고, 재난 구호, 인도주의적 지원, 해양 안보 등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와 함께 양국은 사이버 안보, 우주 분야 협력 등 신흥 안보 영역에서도 공동 대응 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하였다.

■ 경제·에너지·투자, 양국 협력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부상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분야는 단연 경제협력과 에너지, 그리고 투자 부문이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회담 후 공식 발표에서 “인도네시아와 일본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으며, 특히 경제, 에너지, 투자 세 분야에 집중적으로 협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 경제협력 확대

양국 정상은 인도네시아-일본 경제 관계를 더욱 심화·다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합의하였다. 현재 일본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투자국 및 교역국 가운데 하나로, 수십 년에 걸친 긴밀한 경제적 유대를 맺어왔다. 두 정상은 기존의 경제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첨단 제조업, 디지털 경제, 식품 안보 등 미래 지향적 분야로 협력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역점을 두고 있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산업 육성, 즉 원자재의 국내 가공·부가가치화 정책과 관련하여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였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더 이상 원자재를 그대로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산업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들의 투자 참여를 강력히 촉구하였다.

▷ 에너지 전환 협력

에너지 분야에서는 양국이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석탄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선진 기술과 재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정상은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지열 등), 수소 에너지, 암모니아 혼소(co-firing) 기술 등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일본은 이미 아시아제로배출공동체(AZEC, Asia Zero Emission Community)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이 이니셔티브의 핵심 파트너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AZEC 틀 내에서의 양국 협력이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에너지 안보의 관점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협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와의 LNG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 투자 유치 및 인프라 개발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 중 일본 재계 지도자들과도 연쇄 면담을 갖고, 인도네시아에 대한 일본의 투자 확대를 적극 요청하였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니켈, 배터리, 전기차(EV) 산업 생태계 구축에 일본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니켈 매장국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단순한 니켈 공급국이 아니라, 배터리에서 완성차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산업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일본 자동차 및 전자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였다.

인프라 분야에서도 양측은 스마트 시티 개발, 디지털 인프라 구축, 항만 및 물류 현대화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 투자를 결합한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 인적 교류·문화 협력도 강화… “국민과 국민이 이어지는 관계”

양국 정상은 경제·안보 협력 외에도 인적 교류와 문화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현재 일본에는 약 76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출신 재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기능실습생과 특정기능 비자 등을 통해 많은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일본에서 취업·활동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인도네시아 인력의 일본 내 활동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한 제도적 환경 개선에 합의하고, 양국 간 청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장학금 제도 강화, 교육·학술 협력 증진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또한 관광 분야에서도 양국 간 인적 왕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도 중요하지만, 결국 두 나라의 관계를 가장 깊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과 국민 사이의 신뢰와 우정”이라며 인적·문화적 유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 “프라보워 외교의 본격적 시동, 일본과의 관계 재정립”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일본의 외교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한 외교 분석가는 “프라보워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적극적인 순방 외교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일본과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였다.

일본 측 전문가들도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빠르게 나선 것은, 일본이 아세안, 특히 인도네시아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안보·외교 분야에서도 명시적인 공조 의사를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맥락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자유롭고 능동적인(bebas dan aktif)’ 외교 노선을 견지해 왔으며, 특정 진영에 일방적으로 경도되지 않는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협력의 성격을 단순히 대중국 견제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공동성명 채택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은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공동성명에는 ▲양국 관계의 전략적 격상 ▲경제·에너지·투자 분야 협력 심화 ▲평화와 안보를 위한 공동 책임 ▲다자 국제기구에서의 협력 강화 ▲인적·문화 교류 확대 등 핵심 합의 사항이 망라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실무 협의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양국 관계부처 간 협력 채널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또한 두 정상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만나 협력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협력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번 프라보워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간 정상회담은 인도네시아와 일본 양국이 수십 년간 쌓아온 우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자리였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자 민주주의 선진국인 일본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그 상승 효과는 양국은 물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적극적 외교는, 이번 방일을 계기로 한층 탄력을 받게 되었다. 양국이 “세계 평화의 기둥”으로 함께 서겠다는 이번 선언이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질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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