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협력기금 지원… AI, 빅데이터, 재난 대응 등 첨단 연구 가속화 기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이하 아세안)의 과학기술 연구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고성능컴퓨팅(HPC), 즉 슈퍼컴퓨터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및 아세안 회원국들과 함께 ‘아세안 HPC 인프라 구축 및 역량 강화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데이터 기반 첨단 연구 활성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해 BRIN은 지난 7월 10일(목) 인도네시아 치비농의 수카르노 과학기술단지에서 ‘아세안 HPC 프로젝트 운영위원회(PSC)’ 제1차 회의를 열고 사업의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회의에는 BRIN과 KISTI, 아세안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해 슈퍼컴퓨터의 세부 실행 계획과 관리 방안,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역량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BRIN 전자정보연구기구(OREI)의 부디 프라와라 청장은 “새롭게 구축될 HPC 인프라는 대규모 연산 처리에 필수적인 특수 전력 냉각 시스템과 초고속 네트워크를 완비할 것”이라며,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아세안 회원국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접근과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아세안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은 물론,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예측 및 피해 완화 연구에도 슈퍼컴퓨터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일정도 공개됐다. BRIN 연구혁신정책 담당 차관인 부디아스투티 온토위르조는 “HPC 데이터센터는 2026년 1월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같은 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구자들의 활용 능력 강화를 위한 교육이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1차 교육은 2025년 2월,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2차 교육은 2025년 10월에 각각 예정되어 있다.
KISTI 측 대표로 참석한 김승해, 이종성 관계자는 “시스템 설계와 플랫폼 개발은 이미 완료된 상태”라며 “물리적 구축 과정도 차질 없이 진행해 미래 아세안 국가 간 공동 연구를 위한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축될 슈퍼컴퓨터는 3.5페타플롭스(PFLOPS, 1초당 3,500조 번 연산)의 연산 능력과 896개의 CPU 코어, 56개의 GPU, 총 3페타바이트(PB)의 저장 공간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사양으로 구성된다.
이번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은 역내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고 경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세계 경제 및 혁신 지형에서 아세안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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