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찰, 인터폴 기금·범죄 정보망 활용해 국제공조 강화

▲ 경기남부 경찰청 안보수사과 산업기술보호수사대 이상범 팀장은 자카르타에서 한인기업 산업기술보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경찰청은 마약, 금융사기, 사이버범죄 등 국경을 초월해 벌어지는 범죄의 증가에 대응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기반 역량을 활용한 국제공조를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우선 ‘인터폴 기금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한다.

우리나라가 기금을 모집한 프로젝트에서 작전 계획수립 단계부터 국내외 관계기관 사전회의, 작전 실행까지 모든 진행 상황을 주도하며 지휘소 임무를 수행할 방침이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터폴 기금 프로젝트는 인터폴 회원국이 기금을 조성하면 그 자금력을 기반으로 사무총국에 프로젝트별 전담팀을 구성해 각국 법집행기관 간 공조를 바탕으로 현안 범죄에 대응하는 체계다. 범죄정보 공유, 합동단속 작전 수행 등 실질적인 국제공조가 이뤄진다.

경찰청은 2020년 3월부터 매년 총 15억원 상당의 인터폴 기금을 주도해왔고 이를 통해 마약, 금융범죄, 성착취범죄 대응과 도피사범 검거에 기여했다.

일례로 지적재산권 침해 범죄 대응 프로젝트인 ‘I-SOP'(INTERPOL Stop Online Piracy) 기금 프로젝트의 하나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인도네시아 경찰이 2015년부터 작년 10월까지 합동 작전을 펼쳤다.

작전 수행 과정에서 국내외 방송·영상 콘텐츠 10만8천여편을 해외로 불법 송출해온 운영자와 방송 송출책 등 3명을 검거하고 모든 서비스를 폐쇄했다.

경찰청2022년 4월에는 경제범죄 대응 기금인 ‘해치'(HAECHI)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폴 사무총국(금융·반부패범죄국)이 한국 경찰(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을 지원해 가상자산(NTF) 개발을 미끼로 피해자 약 300명으로부터 투자금 총 2억7천만원을 가로챈 사이버 금융사기범을 검거한 바 있다.

두 건을 포함해 우리나라가 주도한 인터폴 기금 사업은 도피사범 검거(Infra SEAF), 마약범죄(MAYAG), 아동성착취물(FACE-Asia) 등 모두 5건이며 기금 총액은 약 128억원이다.

아울러 경찰청은 인터폴 데이터베이스 등 국제공조 기반시설을 범부처 차원에서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청은 인터폴 사무총국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인터폴 국가중앙사무국’으로서 인터폴 사무총국이 운용하고 196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19종의 국제범죄 대응 데이터베이스를 관리·운용하고 있다.

현재는 도난분실 여권 문서(외교부·법무부), 도난 문화재(문화재청), 도난 선박(해양경찰청)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수요 부처에 제공하는데, 앞으로는 각 부처에 인터폴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열람·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인터폴 전산망 운영 고도화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터폴 전산 기반시설을 희망하는 국내 법 집행 기관과 정부 부처에 해당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터폴 기반시설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면 국내 법집행기관 간 공조의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초국경 범죄 대응력을 높일 방안을 지속해서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사회부)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