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현상이 불러온 극심한 가뭄으로 인도네시아 쌀농가가 신음하고 있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쌀 생산량 감소로 식량안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모내기에 군 부대를 투입하라고 명령했다.
1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13일 중부 중앙자와주(州) 프칼롱안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엘니뇨로 인해 모내기가 늦어졌다”며 “최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렸으므로 (이 기회에) 농민들이 모내기를 시작하도록 독려하고 싶다”고 군의 지원을 촉구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11월12∼18일) 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28.6℃로 평년보다 1.8℃ 높았다.
2∼7년 주기로 나타나는 엘니뇨는 세계 곳곳에 폭염·홍수·가뭄 등을 동반해 각종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남아시아에선 엘니뇨로 인해 더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쌀 생산량은 3153만t에서 3090만t으로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통상 10월부터 벼 재배가 시작되는데,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작업이 지연됐다. 인도네시아 농업부에 따르면 9~11월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53%가량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7월 쌀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비(非)바스마티계 백미 수출을 금지하면서 식량안보 불안감이 켜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1월 쌀 가격지수는 138.9으로 지난해보다 21.2% 높은 수준이다.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도 걸림돌이다.
동남아시아권 국가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주식인 쌀 생산에 빨간불이 켜지자, 군도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12월초 인도네시아 농업부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은 군인들이 농작업을 돕고 유휴 군용지는 모내기용으로 활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줄리어스 위드조요노 육군 대변인은 “젊은 세대들이 도시 공장으로 몰리고 있어 농촌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군이 인력과 도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