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와 남쪽 우유 바다로 변해”

2021년 7월 Nature Scientific지는 자와섬 아래 우유 바닷물 현상 사진 11장을 게시했다. Nature Scientific는 Miller 교수와 Genesha 유람선원이 말한 자와 섬 남쪽 100,000평방 킬로미터(38,600평방 마일) 이상에 걸쳐 있는 생물 발광 현상 사진을 공개했다. 자바 앞바다의 우유 바다와 가네샤 호의 항로. 가장 밝은 바다는 목격한 곳보다 4∼5배 밝았다. 스티븐 밀러 (2022), ‘미 국립학술원회보’ 제공.

‘우유 바다’ 목격담 사실…“달빛도 없는데 하얗게 빛나”

지난 2019년 7월말과 9월초에 Genesha 유람선이 인도네시아 남쪽 바다를 지나 항해하다가 유람선원들은 우유처럼 변한 바닷물을 보고 감짝 놀랐다.

이에 Genesha 유람선원 7명은 2019년 8월 2일 콜로라도 대학교 (Colorado State University)의 대기과학 교수인 Steven Miller를 연락하여 이 현상에 대해 문의했다.

Steven Miller 교수는 “바다가 우유처럼 변하는 현상은 그리 일반적이지 않으며 전 세계적으로 1년에 한 번이나 두 번만 발생한다“면서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해안 근처만 발생하지 않는다. 바닷물 우유 현상은 생물발광 박테리아가 서로 접촉함으로써 촉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립해양 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위성은 2019년 7월 말과 9월 초 사이에 자와섬에서 발생한 우유빛 현상에 대한 사진을 최근 공개했다.

2021년 7월 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공개한 자와섬 우유 바닷물 관련 사진 11개를 게시했다.

Nature Scientific는 Miller 교수와 Genesha 유람선원이 말한 자와 섬 남쪽 100,000평방 킬로미터(38,600평방 마일) 이상에 걸쳐 있는 생물 발광 현상 사진을 공개했다.

2019년 8월 2일 미국 환경위성이 촬영한 남한 면적의 ‘우유 바다’. 위쪽 갈색이 인도네시아 자바 섬의 모습이다. 미 해양대기청(NOAA) 제공.
2019년 8월 2일 미국 환경위성이 촬영한 남한 면적의 ‘우유 바다’. 위쪽 갈색이 인도네시아 자바 섬의 모습이다. 미 해양대기청(NOAA) 제공.

Ganesha 유람선 승무원인 Naomi McKinnon은 2019년 8월 2일 밤에 경험한 현상을 설명했다.

“밤 10시 잠에서 깼을 때 바다가 하얗다. 달 없는 밤인데, 플랑크톤일까? 하지만 뱃머리는 검다. 배가 마치 눈 위를 항해하는 것 같다.”

자바 앞바다를 지나던 요트 가네샤 호의 요한 레멘스 선장은 2019년 8월2일 항해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7명의 선원이 타고 세계 일주를 하던 16m 길이의 이 요트는 18세기 대양을 항해하던 선원들을 초현실적인 느낌에 빠지게 하던 신비로운 ‘우유 바다’ 현상을 처음으로 현장에서 확인했다.

스티브 밀러 미국 콜로라도대 대기과학 교수는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가네샤 호 선원들을 면담해 2021년 위성 사진에서 찾은 자바 앞바다의 대규모 발광 현상이 실제로 ‘우유 바다’였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밀러 교수는 2021년 연구에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10년 동안 찍은 환경위성 자료를 분석해 세계에서 12개의 우유 바다 후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자바 앞바다의 것은 가장 규모가 커 남한 면적에 해당하는 10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성은 햇빛보다 10억분의 1 희미한 빛도 감지하는 센서를 탑재했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광 현상. 발광세균이 파도의 자극을 받아 빛을 낸다. 게티이미지뱅크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광 현상. 발광세균이 파도의 자극을 받아 빛을 낸다. 게티이미지뱅크

가네샤 호 선원이던 나오미 맥키넌은 이 연구결과를 전하는 보도를 보고 자신들이 목격한 것이 바로 자바의 우유 바다였음을 알아차리고 밀러 박사에게 연락했다. 밀러 박사는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한 추정을 현장 목격으로 증명해 줄 제보를 반겼다.

가네샤 호는 밤 9시쯤 빛나는 바닷속으로 갑자기 들어섰다. 뱃머리에서 고물까지, 수평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바다가 빛을 냈다. 그런데 파도치는 바다 표면에서 빛을 내는 일반적인 발광 현상과는 달랐다.

보통 바다에서는 발광세균이 파도나 물리적인 자극을 받으면 빛을 낸다. 물살을 가르는 뱃머리가 빛을 낸다. 그러나 드물게 발생하는 우유 바다에서는 발광이 외부 자극과 무관하게 일어났다. 레멘스 선장은 “일반적인 발광 현상과 달리 뱃머리에 부서지는 물살은 빛을 내지 않고 검었다”며 “으스스한 빛이 10m쯤 깊이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자바 앞바다의 발광 현상은 이튿날 새벽까지 8시간 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위성 사진을 보면 바다가 가장 밝게 빛나던 곳은 가네샤 호가 지나간 항로보다 200㎞ 북쪽으로 그곳의 광도는 4∼5배 높았다”며 “자바의 우유 바다는 45일 동안 지속했다”고 밀러 교수는 밝혔다.

우유 바다 현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빛을 내는지 등은 아직 수수께끼다. 단지 수조 마리의 발광 미생물이 일제히 빛을 낸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뿐이다.

밀러 교수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대기조건에 따라 해류가 바뀌면 발광세균이 집단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일어나는 ‘쿼럼 센싱’(Quorum Sensing)인 것 같다”고 밝혔다. 쿼럼 센싱이란 미생물이 환경에 순응하기 위해 상호작용 인자를 분비하고 이를 다른 미생물이 인식해 따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종의 세균 집단행동이다.

그는 “우유 바다 현상은 지구 전체에서 연간 0∼2회 외딴 바다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해 목격과 조사가 힘들다”며 “이제 위성의 감지센서로 이를 연구할 수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에 수수께끼를 풀 더 나은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한겨레. 콤파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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