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코 있던 인도네시아, 중국 남중국해 건드렸다

남중국해 9단선內 나투나 해역, 새 바다 지도에 자국 영해 표기 어민 지켜줄 군함 동원도 허용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 나투나(Natuna) 제도 북쪽 해역을 ‘북나투나해(North Natuna Sea)’로 명명한 새 해양지도를 공표하고 이곳에서 이뤄지는 자국민들의 어로·개발 활동을 군함을 동원해 보호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해역은 “남중국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영역이 겹친다”며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해온 곳이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일방적 영유권 주장을 공개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그간 중국과 갈등을 피해온 인도네시아가 강경노선으로 선회했음을 의미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14일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새 국토·해양지도를 공개했다. 새 지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나투나 제도 북쪽 바다를 ‘북나투나해’로 명명해, 인도네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임을 분명히 한 대목이었다.

인도네시아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는 자원과 그 개발에 있어서 (권리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군과 에너지원부는 북나투나해에서 이뤄지는 어로 활동, 석유·가스 생산과 탐사 등을 군함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나투나 제도는 어군이 풍부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곳으로, 인도네시아가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선포한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이 수시로 출몰해 조업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신경전을 벌여왔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해군이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위협 사격을 가한 것을 포함해 3차례나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외교부는 “해당 수역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간에 해양 권익 주장이 중첩되는 곳”이라고 말해 인도네시아 정부를 격분시켰다. 남중국해 영유권의 근거로 주장하는 중국의 남중국해 9단선(南海九段線) 안에 나투나 해역이 들어와 있다는 의미였다.

이 발언 이후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제도의 항구와 활주로를 대대적으로 확대해 대형 군함이 정박하고 다수의 전투기가 착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1년여 만에 새 지도까지 들고나온 것이다. 베트남·필리핀·브루나이 등 다른 아세안국가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때문에 중국과 갈등을 빚었던 지난 20년간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대립을 피해왔다.

중국이 최대 투자국이자 무역파트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남중국해 국가들을 제치고 중국의 일방적 영유권 주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강적으로 변모했다고 NYT는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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