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에너지 대란에 관광 급감까지…이란전쟁 이중고

텅 빈 태국 방콕 나나 지역 식당가의 모습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태국, 올해 외국인 관광객 전망치 18%↓…말레이·인니 등도 타격
항공편 감소·항공료 급등에 핵심산업 관광업 치명타

중동 지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각국이 이란 전쟁으로 심각한 석유·가스 공급난에 더해 핵심 산업인 관광업까지 집중 피해를 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태국 일간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관광청(TAT)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세계적인 불확실성에 따라 올해 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전망치를 약 3천만∼3천400만명으로 종전보다 약 18% 낮췄다고 밝혔다.

TAT는 중동·유럽·미국 등 주요 장거리 관광 시장의 수요 약화, 항공편 부족, 지속적인 유가 변동에 따른 여행 심리 위축을 반영해 이같이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전망치가 중동 지역의 긴장이 1∼3개월 안에 완화할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TAT는 내국인 관광 건수 목표치도 약 2억600만 건으로 기존보다 3% 낮춰 잡았다.

세계적 관광대국으로 꼽히는 태국의 경우 관광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동남아에서 관광산업은 경제의 주요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지난 2월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항공유 부족 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 항공편이 줄어들고 항공료가 뛰어오르면서 동남아 각국 관광산업은 여행객 감소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전쟁 당사자인 중동발 관광 수요의 위축이 극심하다.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란 등 중동 관광객들의 인기 관광 지역인 태국 방콕 나나 지역의 경우 평소 붐비던 식당과 호텔들이 이제는 썰렁한 모습이라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이곳 유명 호텔인 그레이스 호텔에 따르면 통상 투숙객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동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 사례가 평소보다 약 30∼40% 늘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텅 빈 호텔 로비를 가리키며 “평소 같으면 많은 투숙객이 체크인하려고 접수 데스크에 줄을 서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평소와 다르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말했다.

이 호텔 근처의 대형 아랍요리 식당 ‘바브 알 예멘 레스토랑’ 지배인도 평소 하루 200∼500명에 달해 식당을 꽉 채우던 손님이 “지금은 하루에 5∼10명 정도밖에 오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태국 관광산업의 주요 시장인 유럽과 태국을 잇는 중동 경유 국제선 항공편이 대부분 운항을 중단하면서 유럽발 관광객들도 무더기로 예약을 취소하는 등 태국 관광업의 타격은 전방위에 미치고 있다.

그 결과 방콕의 주요 관광코스인 짜오프라야강 유람선들도 전에는 한 차례 운항에 100∼150명씩 태우던 손님이 이제는 30∼40명뿐이라고 태국 보트협회가 전했다.

수띠 수빠뽄 태국 보트협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당시에도 운항을 중단했지만 모아둔 자금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자금이 바닥나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태국 외에도 중동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중동 지역 관광객은 전년 동기보다 40.3% 급감했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관광부도 중동 지역 분쟁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약 6만 명 줄었다고 전했다. (사회부.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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