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인플루엔자·호흡기 감염병·코로나19 환자 급증… 환절기 비상

환절기 덮친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 정부 “마스크 착용·예방접종으로 중증화 막아야”
수도 자카르타 최다 발생… 주변국 확산세와 맞물려 지역적 유행 우려도

최근 급격한 기온 변화와 대기질 악화가 맞물리는 환절기를 맞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플루엔자(독감), 급성 호흡기 감염증(ISPA), 코로나19 등 관련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함에 따라,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지속적인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 전국적 환자 증가세 뚜렷… 수도 자카르타 집중 발생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운영하는 조기경보대응시스템(SKDR)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 주간 전국 다수 지역에서 인플루엔자 유사 질환(ILI)과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 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인근 국가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플루엔자 A형(H3)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유사하게 관찰되고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 전반의 공동 유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 자카르타 특별주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아니 루스피타와티 자카르타 보건국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도에서 보고된 누적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 수는 무려 196만 6,308명에 달한다. 환자 수는 특히 지난 7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니 국장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은 기침이나 재채기 시 발생하는 비말과 공기 중 에어로졸을 통해 매우 쉽게 전파되는 특성상, 지역 보건소(Puskesmas)에서 가장 흔하게 접수되는 질병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서도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증가세가 매년 반복되는 계절적 유행 패턴과 유사하지만, 고열이나 호흡 곤란 등 중증 증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코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바이러스 활동 최적의 환경… 전문가 “폐쇄된 공간 특히 위험”

전문가들은 환절기의 환경적 요인이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지 무하와르만 보건부 홍보국장은 “인도네시아와 같은 열대 기후 국가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연중 내내 활동하지만, 특히 환절기에는 그 활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는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전파력을 높이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며, “특히 대중교통, 쇼핑몰, 사무실 등 환기가 부족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폐쇄된 공간에서의 잦은 접촉은 감염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기침, 콧물, 인후통, 발열 등이 있으며,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이 며칠간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특히 숨이 가빠지는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보건 당국은 경고했다.

◆ 정부, 방역 고삐 다시 죈다… “예방이 최선의 방역”

정부는 예기치 못한 환자 급증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 체계를 재점검하고 나섰다. 우선 조기경보대응시스템을 통한 전국 단위의 환자 발생 현황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텔레비전, 라디오,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국민과의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을 확대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국민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핵심 예방 수칙으로 다음을 권고했다. ▲청결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PHBS) 유지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및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한 면역력 관리 등이다.

아지 국장은 “사람이 붐비는 장소를 방문하거나 몸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이고 기본적인 예방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되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을 것과, 특히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큰 고위험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여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아지 국장은 “현재의 확산세는 아직 통제 범위 내에 있지만, 더 이상의 유행을 막고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스스로와 이웃을 지키는 ‘예방이 최선의 방역’이라는 점을 모든 국민이 잊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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