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미국 내 가맹점들과 맺은 카드 수수료 인하 합의가 법원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동부연방법원의 마고 브로디 판사는 카드사와 카드가맹점 측 간 이뤄진 카드 수수료 관련 합의를 승인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앞서 양측은 비자와 마스터가 적어도 3년간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최소 0.04%포인트 인하하고, 5년간 양사 결제 시스템 전반의 평균 카드수수료를 현 수준보다 0.07%포인트 이상 낮추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나아가 가맹점은 비자·마스터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별도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카드별 수수료율에 따라 해당 청구 비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맹점 업계는 이번 합의가 이행될 경우 5년간 가맹점이 아낄 수 있는 카드수수료가 300억달러(약 4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 내 비자·마스터 카드의 결제 수수료는 통상 2% 안팎이다.
같은 카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라도 카드 브랜드에 따라서 수수료율에 차이가 있지만, 가맹점은 고객에게 수수료율이 낮은 카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행위가 금지돼왔다.
가맹점 업계는 이 같은 금지 규정이 평균 수수료율을 높여온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해왔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수수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2005년부터 20년 가까이 지속돼왔으며, 업계 안팎에선 이번 합의로 장기간 분쟁을 끝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 바 있다.
한편 이날 법원 결정 후 가맹점 단체 중 하나인 상인결제연합의 크리스토퍼 존스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가 카드업계의 반독점 금지 위반 관행을 시정하지 못하고 경제계에 나쁜 거래가 될 수 있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음이 인정됐다”라고 환영 의사를 표했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