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G5 등급…위성 내비게이션 장애 가능성도
12일까지 영향…북유럽·미 남부·남반구 등서 오로라 관측
약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를 덮쳤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10일(현지시간) 극한(extreme) 수준인 G5 등급의 지자기(Geomagnetic) 폭풍이 지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지자기 폭풍 등급은 G1부터 G5까지 5단계로 분류되는데 G5가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앞서 SWPC는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G4 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자기 폭풍은 이날 미국 동부시간 시간 오후 6시54분 G5 수준으로 강도가 커졌다.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지자기 폭풍으로 스웨덴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변압기가 파손됐다.
미국 CBS뉴스와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지자기 폭풍은 보통에서 심각한 수준까지 다양한 강도를 보였다.
SWPC의 우주 기상 예보관들은 태양에서 최소 7차례의 코로나 대량 방출(coronal mass ejection, CME)을 관측했으며, 그 영향이 오는 12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물질이 지구에 도달하면 일반적으로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전파 교란이나 인공위성 운영 장애 등이 발생한다.
클린턴 월리스 SWPC 국장은 “이것은 이례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NOAA에 따르면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은 지구에서 광범위한 전압 제어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전력망이 완전히 붕괴하거나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우주선과 위성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주파 무선 전파가 1~2일간 많은 지역에서 불가능할 수 있다. 위성 내비게이션 성능이 며칠간 저하될 수 있으며, 저주파 무선 내비게이션이 몇시간 중단될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NOAA는 “태양의 코로나에서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폭발해 지구로 향하면서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며 “이는 지구 근궤도와 지구 표면의 인프라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통신, 전력망, 내비게이션, 라디오, 위성 운영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CNN은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휴대전화 통신은 고주파 대역과는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해 이번 지자기 폭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휴대전화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은 일반적으로 순수한 GPS와 휴대전화 통신설비 기반의 위치 추적을 혼합해 사용하므로 GPS 신호가 중단되더라도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번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북유럽 전역과 미국 남부 및 중부 등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고 WP는 전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남부와 영국 런던 등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미국에선 버지니아 중부, 콜로라도,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뉴멕시코, 미시시피, 플로리다, 텍사스에서 오로라 목격담이 전해졌다.
남반구의 경우 칠레,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인도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
오로라는 태양풍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 안으로 들어와 대기와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으로, 주로 북극권 등 고위도 지역 상공에서 나타난다.
태양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은 흑점의 자기장들이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 흑점의 수는 약 11.2년을 주기로 늘어났다가 줄어든다. 이 주기마다 평균 100회 정도의 심각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하는데, 2019년 12월 시작된 최근 주기에서는 지금까지 3차례만 이런 폭풍이 관측됐다고 CBS는 전했다.
역사상 최대 지자기 폭풍은 1859년 9월의 ‘캐링턴 사건'(Carrington Event)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북미와 유럽 등의 전신망이 두절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있었다. (생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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