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술 준수 외국인 근로자는 14만명에 불과…중국, 일본, 한국 순
취업비자 중국인 6만7천명, 일본인 1만3천300명, 한국인 1만3천명 순
2억5천만 명이 훨씬 넘는 인구로 전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40만명도 안돼 이를 최소 200만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4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20년 기준 약 35만6천명이다. 전체 인구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노동 비자를 받아 인도네시아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지난 10월 기준 약 13만8천명뿐이다. 중국 국적자가 약 6만7천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1만3천300명), 한국(1만3천명) 순이다.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의 티고르 시아한 금융서비스 부장은 지난 12일 경제개혁센터(CORE) 주최 경제전망 2024 행사에서 “인도네시아보다 인구수가 적은 태국에는 약 400만명, 일본에는 300만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싱가포르에도 약 180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한다”며 “인도네시아 내 외국인 수가 200만명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더 유치해야 한다며 “인도네시아는 매년 약 300억 달러(약 39조원)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하고 있지만 외국인 기술자들의 노하우는 가져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보수적인 비자 제도를 원인으로 꼽는다. 내국인 채용 우선 정책을 펼치다 보니 노동 비자 발급에 소극적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원(OJK)은 외국계 은행의 경우 투자한 국가에서 파견 나오는 직원 수를 10명 이내로 제한하는 등 각종 취업 규제를 하고 있다.
이런 비판에 인도네시아 정부도 지난 9월 외국인 투자자가 5∼10년간 체류할 수 있는 일명 ‘황금 비자’를 만드는 등 외국인 인재 유치 노력을 하고 있다. 당시 황금 비자의 1호 주인공으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선정돼 화제가 됐다.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CIPS)의 크리스나 굽타 선임 연구원도 일부 기업은 특정 기술을 가진 국내 근로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더 많은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노동 비자를 내줄 때 어떤 종류의 일을 할 것인지 자세한 정보를 얻고 이를 관련 당국과 공유해 어떤 기술이 부족한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